'빅텐트'냐 '중텐트'냐... '위성정당' 변수에 복잡해지는 3지대 셈법

입력
2024.02.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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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조응천 '통합공관위' 제안
금태섭, 종로 출마하며 "결단 필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한다고 밝히면서 4월 총선을 앞둔 제3지대 정당들 셈법이 복잡해졌다. 고착화된 거대 양당 구도를 깰 대안세력이 되겠다고 나섰지만,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위성정당과 비례대표 의석을 놓고서도 사투를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등 3지대 세력은 '심판'과 '실리'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당초 구상대로 빅텐트를 만들어 거대 양당을 심판하는 것이 중요한 반면, 정작 총선에서 지리멸렬한 성적을 거둘 경우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새로운미래 합류를 거부한 원칙과상식(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6일 ‘빅텐트’ 구성 조건으로 통합공천관리위원회(개혁신당 2명·새로운미래 2명·새로운선택 1명·원칙과상식 1명씩 추천)를 구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불확실성이 커진 3지대 흐름 속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택한 준연동형과 달리 '병립형'이나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나눈다. 따라서 당의 몸집을 키울수록 유리했다. 이와 달리 준연동형 비례제는 지역구 당선자를 많이 내면 비례대표 의석수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제3지대의 한 관계자는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거나 최소화하는 군소정당이나 위성정당에 비해, 정당 세력을 키우고 지역구에 많은 후보를 내려 하는 3지대 세력들엔 달갑지 않은 제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제3지대는 연대론과 독자생존론, 절충론으로 뒤섞인 모양새다. 이날 종로 출마를 선언한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는 “총선이 두 달 남은 지금 더 이상 늦추다가는 거대 양당에 대응할 수 없다”며 “말이 아니라 결단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통합을 강조했다. 다만 3지대에선 무리하게 손을 잡을 바에야 독자적으로 의석을 챙기는 게 낫다는 의견과, 비례 의석을 최대로 확보하기 위한 ‘비례용 연합정당’ 선택지도 제시된다.

이와 관련,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전날 민주당의 꼼수를 비판하면서도 “우리도 위성정당을 만들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큰 비난을 받지 않고 (위성정당을) 만들 분위기는 조성돼 있는 상태”라면서 “(이 대표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전략적으로 뱉은 말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약 3%의 정당 득표율로 비례 1석을 가져올 수 있는 제도상 지지율이 3%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정당들끼리는 연합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