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알게 된 지인을 회유해 그가 진범인 것처럼 허위 자백하게 하고 자신은 처벌을 피하려 한 대범한 사기범이 덜미를 붙잡혔다.
서울중앙지검 공판1부(부장 백수진)는 2일 사기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안모씨를 무고, 위증교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씨는 2000년부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에서 입시전문가를 사칭, "미대 교수를 섭외해 지도해 준다"며 수억 원을 가로챈 사기범이다. 그는 피해자들의 고소로 형사 처벌의 위기에 처하자, 교도소에서 알게 된 강모씨에게 "네가 미대 교수를 섭외해 줄 것처럼 나를 속여 돈을 뜯어간 것으로 하자"고 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은 또 다른 피해자이고 진범은 강씨인 것처럼 꾸미려 한 것이다.
심리적 지배 상태에 놓여있던 강씨는 5,000만 원까지 주겠다는 안씨의 제안에 넘어가 수사기관에서 허위로 자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허위 자백에도 안씨는 결국 재판에 넘겨졌는데, 강씨는 해당 재판에도 증인으로 출석해 비슷한 취지의 증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는 결국 사기 혐의 재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 받았다. 다른 피해자들이 잇따라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추가 수사를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사법질서를 경시하며 증거조작행위를 일삼는 사법질서 저해사범에 대해 엄정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