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수술에 투입되는 로봇... 맹신 말고 수술 보조로만

입력
2024.02.03 10:00
배상근 전문의 "의료인 노하우 바탕, 신뢰도 상승"

대구 달서구에 사는 강용환(67)씨는 인공관절 수술을 위해 병원을 찾던 중 로봇을 이용해 인공관절 수술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로봇 수술의 장단점을 확인 후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는 의료기관을 찾았다. 대학병원에서 일부 시행되던 의료용 로봇이 지역 병원에도 도입되고 있다. 로봇수술은 정밀하고 안전한 수술을 추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다양한 질환의 수술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수술을 도입하는 의료기관이 늘고 있다. 로봇수술이 수술 과정에서 하는 역할과 장단점을 확인하기 위해 배상근 정형외과 전문의를 만났다. 배 전문의는 "로봇수술은 수술 과정 중 정밀도를 요구하는 부위에 주로 사용되고 의료인의 의료기술을 바탕으로 보조적 역할을 시행, 보다 안전하고 완벽한 수술을 지향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이들은 2021년 24만8,909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24만7,655명이 의료기관을 찾는 등 이 질환으로 인한 수술은 외과수술 중 가장 보편화된 수술로 알려져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로 인한 연골 손상이 원인으로 주로 60대 이상 연령대에서 볼 수 있다. 원인은 종아리와 허벅지 뼈를 잇는 무릎에 완충 역할을 하는 슬연골이 손상된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무릎 통증을 시작으로 시큰거림이나 통증 때문에 특정 자세를 취하지 못하는 증상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심할 경우 통증 때문에 수면장애까지 유발하기도 한다.

증상은 크게 초기와 중기, 말기로 나눌 수 있다. 초기의 경우 연골의 손상이 경미하다. 염증으로 인한 통증이 느껴지는 정도의 증상이다. 중기가 되면 연골 마모가 진행돼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통증을 느낀다. 말기에는 연골이 다 닳아 뼈와 뼈가 직접 마찰하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을 정도가 된다.

수술은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해 무릎 연골이 닳아 없어진 경우인 말기에 이뤄진다. 수술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기존의 슬관절을 제거한 후 관절 부위 뼈 부분에 인공관절이 삽입될 크기의 공간 확보를 위한 뼈 부위를 절삭 한다. 둘째 절삭한 부위에 인공관절을 삽입해 고정한 후 피부를 덮는다.

로봇수술은 로봇이 전 과정을 집도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 관절을 대체할 인공관절이 삽입될 뼈 부위를 절삭하는 과정까지 로봇이 이용된다. 수술 전 환자의 관절을 3D 입체 스캔을 한 후 관절의 형태와 움직임과 방향 등을 고려해 인공관절이 삽입될 부위의 면적을 측정한다. 그 측정치를 로봇에 입력하면 인공관절이 움직이는 범위까지 고려해 ㎜단위로 절삭한다. 이 경우 기존 수술보다 수술 절차가 줄어들어 수술로 인한 감염이나 출혈,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복안이다. 결과적으로 기존 수술보다 더 정확하고 안전하게 수술을 지향할 수 있다.

로봇수술이 만능이라는 생각은 지양해야 한다. 전 수술 과정을 로봇이 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의료인의 의술을 바탕으로 보조적인 역할이다. 로봇 수술이 기존 수술보다 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의료인의 의술과 기술이 바탕 되지 않으면 로봇수술 도입으로 인한 기대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의료계의 지론이다.

배 전문의는 "로봇수술을 두고 의료계에서도 갑론을박이 있지만 수술실에 로봇을 도입함으로써 의료인의 의료기술을 보조하고 보다 정확하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대부분 동의한다"면서 "수술을 할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전반적인 평가와 수술법 등을 꼼꼼히 챙긴 후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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