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아마존, 메타 등 미국 빅테크(주요 기술기업) 3사가 1일(현지시간) 나란히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지난해 4분기(2023년 10~12월) 실적을 내놨다. 그러나 실적 발표 후 주가 흐름은 엇갈렸다. 애플은 중국 시장 매출 급감 충격으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 메타는 급등했다.
이날 애플은 2023년 4분기 매출이 1,195억8,000만 달러(약 159조2,805억 원), 주당 순이익은 2.18달러로 각각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과 주당 순이익 모두 월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매출 증가엔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가 큰 몫을 했다. 이 시리즈의 세계적 흥행에 힘입어 작년 4분기 아이폰 매출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697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 매출은 1년 전보다 1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지난해 중국 정부가 중앙기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의 업무상 이용을 금지하고, 경쟁사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이 돌풍을 일으키며 '중국발 리스크'에 휩싸였다. 4분기 실적은 이 같은 위기론이 기우가 아니었음을 확인해 준 것으로, 즉각 주가 하락을 불렀다.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3% 가까이 떨어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한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면서도 "신흥 시장에선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분기) 한국 아이폰 판매량이 사상 최다치를 기록했다"며 이례적으로 한국 시장 성과를 언급했다.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생성 AI가 애플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올해 말 구체적 사항을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6월, 개발자 행사에서 애플표 AI가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선된 실적을 내고도 우려만 키운 애플과 달리, 아마존과 메타는 역대급 실적으로 투자자들을 반색하게 했다. 아마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1,700억 달러(약 226조4,400억 원)로 시장 전망치(1,662억 달러)를 웃돌았다. 순이익은 106억 달러를 기록, 2022년 4분기 2억7,800만 달러에서 3,700% 이상 폭증했다. 메타 역시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25%, 순이익은 200%나 뛰었다.
두 회사 모두 대규모 해고를 비롯한 고강도 비용 절감 노력이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아마존은 2022년 말부터 지난해 중반까지 약 2만7,000명을 해고했고, 메타도 작년 두 차례에 걸쳐 2만 명 이상을 내보냈다. 호실적에 힘입어 이날 아마존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7% 이상 상승했다. 메타는 14%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