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일(현지시간) 전년 대비 2%가량 증가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내놨다. 2022년 4분기부터 이어진 역성장(매출 감소)을 5분기 만에 마감한, 나름의 호성적이다. 그러나 미국과 더불어 아이폰 최대 시장인 중국 내 매출은 전년 대비 13%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2023년 4분기 매출이 1,195억8,000만 달러(약 159조2,805억원), 주당 순이익은 2.18달러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매출은 월가 전망치 약 1,179억 달러를 웃돌았고, 주당순이익도 예상치(2.10달러)를 상회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실적엔 아이폰15 시리즈가 톡톡한 역할을 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이 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같은 해 4분기 아이폰 매출은 69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686억 달러였던 시장 예상치를 웃돈 것이다. 2022년 4분기와 비교하면 약 6% 성장했다.
그러나 중국 매출은 예상보다도 나빴다. 애플은 작년 4분기 중국에서 전년 대비 13% 감소한 208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 235억 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이다. 밥 오도넬 테크낼러시스리서치 분석가는 "아이폰15 시리즈의 전반적인 판매 강세는 아이폰 수요가 예상보다 많다는 것이 반영된 결과"라면서도 "중국에서의 부진은 장기 하락 추세의 시작일 수 있기 때문에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국 리스크'에 발목이 잡힌 탓에 애플은 전체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도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미국 서부시간 기준 1일 오후 6시, 애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3% 하락한 상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을 제외한 신흥 시장에서 아이폰 판매량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며 "다만 중국 본토에서의 판매량은 '한 자릿수 중반' 감소했다"고 밝혔다.
쿡 CEO는 한국 시장 성과도 언급했다. 로이터는 "쿡 CEO가 애플의 오랜 라이벌 삼성전자의 본거지인 한국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사상 최다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애플 입장에서 비교적 작은 시장인 한국을 그가 콕 집어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