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으로 병력 부족 문제가 불거지면서 55~75세 남성을 대상으로 '시니어 아미(Senior Army·노인 군대)'를 창설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온라인상에서 활발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논쟁을 촉발시킨 이는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그는 지난달 31일 한겨레 기고를 통해 "여성 병역의무화 대신 젊은 중장년층 '시니어 아미'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그는 사단법인 시니어아미 공동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최 교수는 최근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이 여성 군복무 의무화를 주장하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시니어 아미를 제시했다. 그는 "(여성 군복무 공약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나라가 고려할 정책이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그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출산과 육아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공무원을 희망하는 여성들에게 군대까지 갔다 오라고 하는 것은 출산의 부담을 더욱 키우는 것"이라고 했다. 여성 군복무 부담으로 저출생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최 교수는 이어 "여성의 군복무가 병력 부족을 해결하는 합리적 대안도 아니다"라며 "1만~2만 명의 병력 자원을 확보하느라 수십 배의 예산을 쏟아부어야 하고, 감당하기 힘든 관리 부담을 고스란히 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자원 입대를 희망하는 건강한 시니어를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현재 55~75세인 약 691만 명의 남성이 있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국가를 위해 다시 한번 총을 들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 이어 "691만 명 가운데 1%만 자원한다면 약 7만 명의 예비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현재 병사들이 받는 월급까지 지급한다면 20만~30만 명은 충분히 동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의 시니어 아미 도입 주장에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에 반대하는 누리꾼은 "군 복무를 마친 남성들이 늙어서도 군에 가야 하나", "나이 많은 노인이 훈련을 받는 데는 무리가 있다", "노인 관리 비용이 더 들 것", "군인이 아파트 경비원이냐" 등 의견을 내놨다.
반면 "당장 폐지 줍는 어르신들도 많은데 군대에서 숙식까지 제공해주면 좋은 거 아닌가", "일자리 없는 남성 노년층들이 환영할 만한 얘기", "고령화 시대에 정말 좋은 정책인 것 같다", "노인 빈곤을 해결할 수 있다" 등 긍정적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