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줄 알았다" 승부차기 중 조기 퇴장한 만치니 사우디 감독의 해명

입력
2024.01.31 10:26
조현우 두 번째 선방 나오자, 갑자기 벤치 떠나
사우디 기자의 공격적인 질문에 신경질적 반응
"잘했지만 상대가 강했다"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이 승부차기 도중 자리를 뜬 것에 대해 "끝난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사우디는 31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 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한국과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했다.

전반은 대등한 양상이었으나 사우디는 후반 1분 만에 압둘라 라디프의 골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이 끝나기 1분여 전에 조규성(미트윌란)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게 됐고, 사우디는 슈팅 2개를 막아낸 조현우(울산)의 벽에 막혀 탈락했다.

‘명장’ 만치니 감독에게는 납득하기 힘든 패배일 수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사우디의 두 번째 실축이 나오자 자리를 박차고 벤치를 떠나 터널로 들어갔다. 승부차기의 기세가 한국 쪽으로 완전히 기운 상황이긴 했으나 승부가 확정된 상황은 아니었다. 무책임하게 보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는 당연히 이 행위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질문이 나왔다. 만치니 감독은 “사과한다. 경기가 끝난 줄 알았다”라며 “누구든 존중하지 않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고 그들은 많이 발전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기자들이 던진 공격적인 질문에는 다소 신경질적으로 답했다. 교체 카드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에 만치니 감독은 “지치지 않은 선수가 필요했을 뿐이다. 이기기 위해 교체 카드를 썼다”고 말했으며 패인을 묻는 말에는 “축구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 우리가 잘했지만 상대가 강했다”고 답했다.

이동건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