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 조각 무는 푸바오? 에버랜드, 판다월드 사육환경 개선한다

입력
2024.01.30 16:00
푸바오 나무오름방지 설치물 뜯어내
에버랜드, 더 강력한 소재로 교체키로


에버랜드의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 아크릴로 보이는 조각을 물고 노는 장면이 관람객에게 포착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우려가 제기됐다. 에버랜드는 해당 문제를 파악하고 사육 환경 개선에 나섰다.

에버랜드는 이달 초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 루이바오∙후이바오를 일반 공개하면서 실내 방사장 내 설치된 나무 위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나뭇가지 일부를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감싸는 작업을 했다. 판다는 발톱으로 나무를 꽉 잡고 올라가는데 자칫 높은 곳에 올라갈 경우 실수로 떨어질 수 있어 아예 올라가지 못하도록 미끄럽게 만든 것이다.

문제는 푸바오가 이를 깨부수고 장난감처럼 물고 놀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엄마 아이바오도 폴리카보네이트 조각을 무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관람객들은 판다가 플라스틱 소재를 씹게 되면 가루가 몸속으로 들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한 시민은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처음에는 훼손되지 않는 재질이라고 했다가 판다가 아크릴 판을 씹는 모습을 전하자 '먹지 않으니 안전하고 괜찮다'는 답변만 했다"며 답답해했다.

이에 대해 에버랜드 측은 "푸바오가 폴리카보네이트 조각을 먹지 않고 갖고 놀고 있다"며 "일반 아크릴과 달리 조각으로 부서지지 않아 작은 조각을 삼킬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 안전을 기하기 위해 푸바오가 깨트리지 못할 강력한 재질로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한 야생동물 수의사는 "조각이 판다가 삼킬 정도의 크기는 아니라 크게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호기심 많은 판다가 장난감으로 여길 정도로 생기긴 했다. 더 강력한 재질이나 철판 등으로 교체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푸바오가 4월 초 중국으로 귀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일 문을 연 테마 전시공간 판다 갤러리 '바오 하우스(BAO HAUS)'는 개장 열흘 만에 관람객 1만 명을 돌파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