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태원 참사 유가족 "거부권을 거부"
입력
2024.01.30 14:01
기자
김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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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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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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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은 반드시 몰락" 광주시청에 걸린 美 버지니아주 깃발 의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이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광주시청에 '폭군의 최후'를 상징하는 미 버지니아주(州) 깃발이 올라갔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청사 게양대에 내걸린 이 깃발의 사진을 소설미디어에 게재했다. 강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폭군 윤석열을 체포하는 아침, 미국 버지니아주 주지사가 보낸 주 깃발과 감사증서가 도착했다"며 "깃발에 쓰인 문구가 의미심장하다"고 밝혔다. 이어 "권력을 남용하는 자는 반드시 파멸에 이르게 된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라고 적었다. 강 시장이 언급한 사진 속 깃발의 문구 등은 1776년 버지니아주 의회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결정하고 자체적인 헌법을 채택하면서 같이 제정됐다. 미 연방 국립인문재단에 의해 설립된 버지니아 인문학재단 웹사이트 등에 따르면 이 깃발에는 "Sic semper tyrannis(시크 셈페르 티라니스)"라는 라틴어 문구가 쓰여있다. 이는 버지니아주의 슬로건으로 '폭군은 언제나 이렇게 되리'라는 뜻으로 직역된다. 현대엔 "폭군은 필연적으로 몰락한다"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문구 안에 그려진 그림은 로마의 복장을 한 미덕의 여신 비르투스(Virtus)가 창을 들고 보라색 옷을 입은 폭군을 때려눕히는 모습이다. 한편 공수처는 "계속된 대치상황으로 사실상 체포영장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집행 저지로 인한 현장 인원의 안전이 우려된다"며 오후 1시 30분쯤 체포영장 집행을 중지했다. 이어 "법에 의한 절차에 불응한 피의자의 태도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들은 이날 오전 8시 2분쯤 윤 대통령 관저에 진입해 1, 2차 저지선을 지나 문 앞까지 갔지만 이들을 가로막은 경호처와 4시간 넘게 대치를 이어갔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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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의 공항이 될 줄이야"… '죽은 자와 산 자의 공간' 무안공항
"꺼억, 꺼억…"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엿새째인 3일 오전 6시쯤. 새벽 어스름 속에 환하게 드러나 있는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청사에선 숨죽인 흐느낌 소리가 흘러나왔다. 2층 대합실 계단 난간 쪽 의자에 두 발을 올린 채 웅크리고 앉아 있던 유족의 목소리였다. 신음 같은 울음은 한동안 끊겼다가 이어지길 반복한 후 가라앉았다. "잠 좀 주무셨어요?" 낯선 이(기자)의 낯선 말에 유족은 두 무릎 사이에 파묻었던 고개를 힘겹게 들어올렸다. 퀭한 두 눈은 짓물러 있었다. "길고 긴 밤이었어요." 그녀의 대답엔 물기가 가득했다. 비명에 간 남동생 생각에 밤새 잠 한숨 못 잤다는 얘기였다. "더는 묻지 마세요. (1층 합동 분양소로) 동생 보러 갈 겁니다." 이내 의자에서 몸을 일으킨 그녀의 어깨는 또다시 가늘게 흔들렸다. 유족 임시 숙소(텐트)가 벌집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는 무안공항 대합실은 '죽은 자와 산 자의 공간'이었다. 이곳을 휘감은 공기는 여전히 무거웠다. 죽은 자를 그리는 산 자와 그 산 자를 위로하는 또다른 산 자들의 눈물을 머금은 탓이었다. 유족은 애써 이성을 잃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비통함을 가누지 못한 건 어쩔수 없었다. "간신히 정신 줄을 붙잡고 있는 게 안 보이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1층 대합실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 앞. 성도 이름도 묻지 말라던 70대 유족은 감정의 기복을 드러냈다. 그는 "아들을 잃은 억울함을 어디에 호소해야 하냐"고 목에 핏대를 드러내더니 금세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라고 연방 고개를 숙였다. 넋이 반쯤은 나가 있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아, 아닙(니다)..."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전에 그는 등을 돌려 피난처 같은 숙소로 향했다. 그가 떠난 자리엔 묵직한 향내만 남았다. 생지옥 같은 참사 현장을 두 눈으로 목격한 유족의 상처는 트라우마 그 자체였다. '시신편(片).' 난생 들어본 적 없는 단어 앞에 그들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날 "기체 잔해인 꼬리 칸을 들어올려 그 밑에 깔렸을지 모를 시신 수습에 나선다"는 수습 당국의 발표에 유족은 또 가슴을 쥐어짰다. "삼촌의 신체 일부만 찾았다"는 한 유족은 "참사 당시 삼촌이 느꼈을 공포와 고통이 그대로 느껴져 괴롭다"고 했다. 유족의 절규는 관계 당국을 흔들어 깨웠다. 보건복지부는 참사 초기 유족을 상대로 재난 심리 상담을 시작한 데 이어 2일부터는 정신과 전문의까지 배치해 진료에 나섰다. 경찰은 피해자 보호 심리 전문 요원 등을 투입했고, 전남도는 유족을 위한 수액실까지 마련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심리 상담실을 찾은 유족 대부분이 수면 부족과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심리 상담 요원은 "유족이 겉보기엔 평온을 유지하는 듯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엔 슬픔과 분노가 교차하고 있다"며 "상담 중 울다 지쳐 쓰러진 유족이 한둘이 아니다"고 전했다. 그의 말처럼 공항 곳곳에서 터져 나온 유족의 흐느낌은 이내 또다른 유족의 감정선을 건드리며 통곡으로 변했고, 산 자의 마음까지 찢어 놓았다. 추모객 이진석(55)씨는 "제단에 이마를 비비며 통곡하던 유족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찢어지듯 아렸다"고 울먹였다. 실제 분향소에서부터 흘러나오던 유족의 울부짖음은 향내를 타고 간단없이 공항 곳곳으로 번졌다. 그래서일까. 추모의 계단을 오르내리며 추모 글을 살펴보던 추모객 박진수(43)씨는 들릴 듯 말 듯한 소리로 내뱉듯 말했다. "차라리 고추나 계속 말리지. '통곡의 공항'이라니…."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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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 골든글로브 작품상 노린다… 황동혁 감독·이정재 출국
'오징어 게임2'가 미국 골든글로브 수상에 도전한다. 3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 측 관계자는 본지에 "황동혁 감독과 배우 이정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제82회 글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출국한다"고 밝혔다.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 프라임타임 에미상과 함께 미국 3대 영화·TV 시상식으로 꼽힌다. '오징어 게임2'는 골든글로브 최우수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이 드라마는 '쇼군' '외교관' '슬로 호시스'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데이 오브 더 자칼' 등과 경쟁을 펼치게 됐다. 방영 전 작품이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오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황동혁 감독은 "아직 공개되지도 않은 작품을 이렇게 큰 시상식에 후보로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시즌1을 사랑해 주신 팬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 노력을 골든글로브가 제일 먼저 알아주신 것 같아 기쁘고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오징어 게임1'은 2022년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이정재), 남우조연상(오영수) 등 3개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깐부 할아버지' 역의 오영수가 남우조연상 부문에서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오징어 게임2'가 제82회 글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수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는다.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오는 5일(현지시간) 열린다.
2025년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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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출범 20주년 GS 허태수 회장이 꺼낸 열쇳말 ①친환경 ②디지털 전환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3일 친환경 및 디지털 전환(DX)에 속도를 내자고 주문했다. 허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신년 임원 모임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경영 방침을 밝혔다. 허 회장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위험, 석유화학 산업의 위협, 환율 변동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당분간 저마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실을 견고히 다지는 동시에 미래 사업과 인수합병(M&A) 기회에 과감히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그룹사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 친환경, 디지털 전환(DX)에 속도를 내자고 강조했다. 그는 "GS엔텍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사업을, GS풍력발전이 발전량 예측 제도 등 친환경·디지털 중심의 사업을 창출하고 있다"며 "산업 바이오, 전기차 충전, 가상발전소(VPP) 등 기술을 바탕으로 신사업 구체화에 박차를 가해달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GS그룹은 올해 출범 20주년을 맞았다. 허 회장은 "우리 앞에 위기와 어려움이 있지만, 좋은 투자의 기회기도 하다"며 "2025년은 출범 2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시대의 변화를 읽고 기회를 찾아 도전하는 GS의 창업 정신을 다시 한번 일깨울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