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1개 택시회사 월급제 긴급 점검… 전부 '위반'

입력
2024.01.30 15:24
'분신 사망' 기사 근무 업체도 포함
3월부터 254개 회사 전수조사 방침

서울시가 21개 법인택시회사의 전액관리제(월급제) 이행 실태를 긴급 조사한 결과 대상 업체 전부가 이를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30일 나타났다.

전액관리제는 택시기사가 운송 수입을 모두 회사에 내고 월급으로 임금을 받는 제도로, 고질적인 사납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 도입됐다. 그러나 영업시간과 기존 운송수입금을 채우지 못하면 월급에서 부족분을 빼는 유사 사납금제가 등장하는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9월에는 임금체불을 규탄하고 완전월급제 시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던 방영환씨가 분신을 시도해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열흘 만에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11월 노조의 진정서 접수 후 두 달 간 방씨가 근무했던 해성운수를 포함해 동훈그룹 계열 택시회사 21개를 긴급 현장 조사했다. 그 결과 21개 업체 모두에서 운송수입 기준금 미달시 운수종사자 임금에서 미달금을 공제하는 등 전액관리제를 위반한 사항을 적발했다.

시는 적발 업체에 사전 처분 통지서를 발송하고, 과태료 부과 등 행정 처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과태료는 1차 위반시 500만 원, 2차 위반시 1,000만 원, 3차 위반시 1,000만 원이 부과된다. 과태료 처분이 내려진 날부터 1년 이내에 다시 3회 이상 위반하는 경우 운영 택시 대수를 줄여야 하는 감차명령 처분을 받는다.

시는 또 3월부터 이번 조사대상 21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233개 서울시내 택시회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전액관리제 관련 민원 신고는 120 다산콜센터 등으로 할 수 있다.

권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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