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 유발 원인 66.3% 차지

입력
2024.01.29 20:18
[건강이 최고] 북아메리카·유럽 집먼지 진드기가 가장 높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은 집먼지진드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원 일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팀이 알레르기 감작률(感作率)을 분석한 결과, 집먼지진드기 종류인 ‘북아메리카 집먼지진드기(Dermatophagoides farinae)’와 ‘유럽 집먼지진드기(Dermatophagoides pteronyssinus)’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알레르기 감작률’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비율을 말한다.

연구팀은 2018~2020년 17개 시도, 2,017개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다중 알레르겐 동시 검사’ 자료를 분석했다. 검사 대상자는 19세 이상 성인 남녀 19만6,419명으로 그 중 10만4,371명(53.1%)이 하나 이상의 알레르겐 유발 물질이 검출됐다.

다중 알레르겐 동시 검사(multiple allergen simultaneoustest·MAST)는 소량의 혈액으로 수십 개의 알레르겐을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검사법이다.

조사 결과, 알레르기 감작률(유발 물질)은 북아메리카 집먼지진드기가 34.0%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유럽 집먼지진드기(32.3%) 집먼지(26.2%) 고양이 털(13.6%), 수중다리 진드기(12.5%) 호밀풀 꽃가루(8.8%) 자작나무 꽃가루(8.2%) 향기풀(7.7%) 저장진드기(7.3%) 순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 감작을 일으키는 나무 꽃가루만 따로 분석한 결과, 자작나무(8.2%) 참나무(6.6%) 수양버들(4.1%) 플라타너스(3.0%) 오리나무(2.8%) 순으로 조사됐다.

잔디 꽃가루 감작률은 호밀풀(8.8%) 향기풀(7.7%) 우산잔디(6.7%) 큰조아재비(6.5%)로 나타났다.

고양이 털 감작률은 13.6%로 가장 많았으며, 개털(6.4%) 바퀴벌레(3.2%) 곰팡이(3종류·3% 이하)로 집먼지진드기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보였다.

고양이 털이 개털보다 감작률이 높은 이유는 상대적으로 털이 많이 빠지고, 알레르겐 노출 농도가 높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주거 환경 개선되면서 바퀴벌레 감작률도 낮아지고 있다.

정재원 교수 “기존 연구처럼 북아메리카 집먼지진드기가 유럽 집먼지진드기보다 더 광범위하게 서식하며 감작률도 더 높았다”며 “주거 환경이 변화하면서 더 낮은 습도 아파트형 서구식 주거 환경에서 북아메리카 집먼지진드기가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연구팀은 지역별 감작률도 분석했다. 서울, 경기, 부산, 대구, 인천, 대전, 세종에서는 고양이 털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울, 부산, 인천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호밀풀과 향기풀(6.7~14.5%)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또 꿀벌 감작률은 전남(11.6%)과 제주(9.1%), 경북(7.8%)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거주 지역별 환자 분포는 서울(23.1%)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경기(16.3%), 부산(11.1%), 경남(9.1%), 대구(8.1%), 경북(6.6%), 광주(6.2%) 순으로 조사됐다.

정재원 교수는 “알레르겐 감작은 알레르기질환을 일으키는 위험 요소이기에 이를 파악하는 것은 알레르기 질환 진단·관리에 중요하다”며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식별하고 주변 환경을 정리하는 것이 천식이나 알레르기비염, 아토피피부염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지(AARD) 최근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