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좌장'으로 통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정치 인생 모두를 걸고 광야로 나간다"며 22대 총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최 전 부총리는 이날 오전 경북 경산시 경산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저의 마지막 남은 힘을 경산 발전을 위해 바치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경산은 국민의힘 소속 초선 윤두현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구다. 최 전 부총리는 윤 의원 당선 전인 17대부터 20대까지 경산에서 내리 4선을 지냈다.
최 전 부총리는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로 '지역 발전 사명'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경산이 예전의 활기를 잃어버렸다며 걱정하셨다"며 "시민 여러분과 함께 '경산 경제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 경산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겠다. 멈춰 선 경산을 다시 뛰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친박(친박근혜)' 핵심으로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고백하기도 했다. 최 전 부총리는 "격동의 시기, 정치 보복의 소용돌이 속에 어렵고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대통령을 지키지 못하고 정권을 빼앗긴 자신을 책망하며 묵묵히 정치적 책임을 떠안았다"며 "경산이 보내주신 큰 사랑에 보답하고자 여기 섰다"고 말했다. 최 전 부총리는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2022년 3월 가석방됐고, 그해 12월 특별사면을 받았다.
그는 국민의힘에 복당하지 않고 무소속 출마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공정한 경선을 보장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도 "평생 몸담아 온 당이다"라고 설명했다. 최 전 부총리의 출마 선언으로 경산시 총선은 박근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역임한 윤 의원, 박 대통령실 근무 경력이 있는 조지연 예비후보 등 '박근혜의 사람들' 간 경쟁으로 진행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