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22종 알바트로스 가운데 15종을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주로 바다에서 먹이를 구하는 알바트로스는 뱀상어 등 포식자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 특히 날갯짓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 개체들은 상당수가 첫해를 넘기지 못한다. 고양이 등 번식지 육상 포식자들도 있다. 하지만 다른 새들과 마찬가지로 최대 위협은 폐그물과 낚싯줄,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 쓰레기다.
레이산 알바트로스는 거기에 더해, 번식지 해안에 폐쇄된 채 방치된 955개 동 미 해군기지 건물의 페인트 납 성분에도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왔다. 2009년 과학자들은 미드웨이 기지에서 납 중독으로 숨지는 알바트로스가 한 해 부화한 새끼의 약 5%인 1만 마리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2010년 과학자 및 환경운동가들이 철새조약법과 멸종위기종법 등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를 고소하려 하자 미 연방 어류 및 야생동물보호국은 2,100만 달러를 들여 알바트로스 서식지 인근 폐군사시설의 납 페인트 청소-정화 작업에 착수, 2018년 8월 완료했다.
저 일련의 과정에서 가장 돋보이게 '활약'한 게 위즈덤이었다. 그가 파트너 ‘아케아카마이(Akeakamai)’와 함께 알을 품은 장면, 부화한 새끼를 돌보는 장면 등이 포착될 때마다 활동가들은 ‘해외 토픽’처럼 그 소식을 전 세계에 알리며 위즈덤의 기적 같은 생명 활동에 박수를 보냈다.
미드웨이 야생동물보호국은 2021년 2월 1일 위즈덤이 갓 부화한 새끼를 보살피는 장면 사진과 함께 “위즈덤이 2020년 11월 산란해 최근 부화에 성공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고, 2022년 12월에도 위즈덤이 보호구역으로 돌아와 건강한 모습으로 지내는 장면을 촬영해 세상에 알렸다. 챈들러 로빈스는 2017년 만 98세를 일기로 별세했지만, 위즈덤은 지금도 보호구역의 한 귀퉁이에서 새끼를 돌보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