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9일 신규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여성에게 병역을 의무화하는 국방 정책을 발표했다. 2030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군복무 문제를 앞세워 4·10 총선을 앞두고 정책 이슈를 선점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30년부터 공개채용을 통해 경찰, 해양경찰, 소방, 교정 직렬에서 신규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성과 여성에 관계없이 병역을 필할 것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군복무 의무화를 4개 직렬로 제한한 데 대해 "이미 대체복무로 많이 활용됐던 직군이기 때문에 군과의 업무 밀접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병력 수급 문제와 함께 과도한 공무원 시험 경쟁률을 근거로 댔다. 그는 "2023년 하반기 경기 북부지역 순경 공채에서 남성의 경쟁률은 24.3 대 1, 여성의 경쟁률은 무려 57.7 대 1에 달했다"며 "문제를 더 맞고 덜 맞고의 우열을 가리는 경쟁보다는, 국가를 위해 군복무를 자발적으로 한 진정성 있는 사람들로 지원 자격을 제한하여 경쟁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경쟁"이라고 주장했다. 군복무를 할 의지가 있는 여성만 시험을 치르게 하면 경쟁률이 대폭 낮아질 것이란 논리다.
그는 또 "사병 월급 200만 원 시대인 만큼, 군복무 시의 혜택은 해당 직렬의 초임 공무원이 받는 처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군에서 복무한 이력은 호봉에 그대로 반영되며 군복무 기간에 대한 정년 연장을 통해 경력상의 불이익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여성이 장교나 부사관이 아닌 일반 병사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정책으로 병역자원 1만~2만 명이 확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부족한 병력 수에 비해 너무 적지 않으냐'는 취재진 질문에 "완화책을 제시한 것"이라며 "제도가 정착된 이후에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답했다. '남녀 갈라치기 아니냐'는 지적에는 "어떤 부분이 남녀 갈라치기에 해당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회견 자리에 동석한 양항자 한국의희망 대표는 '한민고 추가 설치 및 군인 자녀 대상 기숙형 중학교 설립' 공약을 내놨다. 경기 파주에 있는 한민고는 전학이 잦은 군인 자녀들을 위해 설립된 학교인데, 이를 △강원 춘천 △경기 용인 △경남 창원에도 세우고 이를 중학교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단기 복무 장교를 겨냥해선 '1인당 최대 2,000만 원까지의 전역 후 학위 취득 학비 지원사업'을 공약했다.
한편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은 이날 합당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당은 '당 대 당 통합'의 신설 합당으로 하고, 당명은 '개혁신당' 슬로건은 '한국의희망'으로 정했다. 당대표는 이 대표가, 원내대표는 양 대표가 맡는다. 정강·정책은 한국의희망 정강·정책을 우선시하며, 당헌은 개혁신당 당헌을 골자로 개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