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우리말과 정서를 동요에 담으려 했던 문화예술인들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전시회가 대구서 열린다.
28일 대구시는 30일부터 3월 31일까지 대구근대역사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동요의 귀환, 윤복진 기증 유물특별전'을 연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 소파 방정환이 창간한 잡지 '어린이'를 통해 등단해 작품활동을 하다 1950년 월북한 후 잊힌 아동문학가 윤복진(1907~1991)의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은 자료 350여 점 중 엄선한 60여 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윤복진의 필명인 '귀환'과 '동요'의 위상정립을 바라는 '동요의 귀환' 전시회는 4개 분야로 관람객을 반긴다. 1부 '시, 노래가 되다'에서는 윤복진의 진급증서와 졸업증서, 소년회 활동, 습작, 시작노트, 동요곡집 '꽃초롱 별초롱'을 선보인다. 2부 '노래에 담은 근대의 꿈'에서는 1934년 박태준 작곡, 윤복진 작곡의 '돌아오는 배'가 첫 공개되는 등 1920, 30년대 동요의 악보와 악보집이 전시된다. 홍난파의 '조선동요 100곡집' 중 상권과 국가등록유산인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소장 동판 악보, 동요가 담긴 유성기 음반도 볼 수 있다.
3부 '초월, 경계를 넘다'에서는 일제강점기 문화예술인들의 이론과 철학적 기반이 된 책과 영화·시나리오 등이 함께 전시되고, 4부 '무영당, 예술과 사람'에서는 대구 최초의 민족자본 백화점인 무영당백화점을 중심으로 교류한 예술인들의 흔적이 음반과 영화 홍보물을 통해 소개된다.
대구시민주간을 즈음해 다음 달 15일부터 3월 14일까지 열리는 특강에선 '문화예술, 대구를 열다'를 주제로 민경찬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와 최지혜 미술사학자, 손태룡 한국음악문헌학회장, 배연형 한국음반연구소장, 류덕제 대구교대 교수 등이 강단에 오른다.
한편, 윤복진 유족에게 감사패가 증정되는 30일 개막식에는 원로예술인과 박태준기념사업회장, 대구예술단체장 등이 참석하고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돌아오는 배'를 부른다. 조경선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K팝과 K트로트 열풍 뒤로 잊히고 있는 우리 동요와 대구 출신인 윤복진 선생을 통해 일제강점기 때 우리말과 혼을 지키려는 노력을 조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