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음료를 자주 마실수록 잠자는 시간이 줄어드는 데다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길어지는 등 수면 장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에너지 음료는 1L에 150㎎ 이상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말한다.
노르웨이 오슬로대 시리 칼덴바크 박사팀이 대학생 전국 설문조사인 학생 건강 및 웰빙 연구(SHOT22)에 참여한 18~35세 5만3,266명을 대상으로 에너지 음료 섭취 빈도와 수면 사이의 연관성 등을 조사한 결과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J 오픈(British Medical Journal Open)’에 실렸다.
연구팀은 에너지 음료가 수면 질을 떨어뜨린다는 증거가 있지만 수면의 어느 부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성별 차이가 있는지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5만3,266명을 대상으로 에너지 음료를 ‘매일’ ‘주 1회’ ‘주 2~3회’ ‘주 4~6회’ ‘월 1~3회’ ‘거의 마시지 않는다’ 등으로 나눠 에너지 음료 섭취 빈도와 수면 패턴 등을 조사했다.
수면 패턴 조사에서는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 잠자다 깨는 시간 등을 묻고, 침대에서 보낸 시간 대비 잠잔 시간으로 수면 효율성을 계산했다.
불면증은 최소 3개월간 1주일에 3일 이상 밤에 잠들기 어려우며 잠자다 일찍 깨고 3일 이상 낮에 졸음과 피곤함을 느끼는 경우로 정의했다.
남녀 대상자 모두 에너지 음료 섭취와 수면 시간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을 보였다. 섭취 빈도가 높을수록 잠자는 시간이 줄었고, 한 달에 1~3회만 마셔도 수면 장애 위험이 높아졌다.
에너지 음료를 매일 마시는 그룹은 남녀 모두 가끔 마시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 그룹보다 수면 시간이 30분 정도 적었다. 또 섭취 빈도가 늘수록 잠자는 시간과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길었다.
불면증은 매일 마시는 그룹에서 남성 37%와 여성 55%에게 나타났으나 가끔 또는 전혀 마시지 않는 그룹에서는 남성 22%와 여성 33%가 불면증을 보였다.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일 때에도 매일 마시는 그룹이 가끔 또는 전혀 마시지 않는 그룹보다 남성은 2배 이상, 여성은 87% 더 많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여서 명확한 수면 장애 원인을 알 수 없고, 에너지 음료를 마신 때나 섭취량 정보가 없으며 섭취량과 수면 패턴을 객관적 측정이 아닌 자가 평가에 의존하는 등 한계가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또 “에너지 음료와 수면 연관성은 에너지 음료 섭취가 수면 부족 결과이거나 수면 부족이 에너지 음료 섭취 결과일 수 있는 역인과성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다만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음료 섭취 빈도와 다양한 수면 매개변수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을 보여준다”며 “이는 에너지 음료 섭취 빈도 조절이 수면의 질 개선 방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