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한 혁신안을 제시하고 그 이행력을 담보한 지역대학에 정부가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이 오는 7월쯤 10곳 추가 지정된다. 올해는 복수의 대학이 통합보다 다소 느슨한 '연합'을 결성해 지정 신청을 할 수 있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31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글로컬대학 지정계획'을 발표했다. 최대 3조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글로컬대학 정책은 학령인구 급감과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 지방대를 지역 산학협력 허브이자 인재양성 기관으로 육성하고자 2026년까지 총 30개 안팎 대학(대학팀 포함)을 선정해 5년간 각각 1,000억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에 지정될 대학은 글로컬대학 2기 격이다. 지난해 11월 지정된 1기 글로컬대학은 △강원대·강릉원주대 △경상국립대 △부산대·부산교대 △순천대 △안동대·경북도립대 △울산대 △전북대 △충북대·한국교통대 △포항공대 △한림대 등 10곳이다. 무전공 선발 등 과감한 학사 개편안을 내놓은 대학 위주로 선정됐는데, 특히 통합 계획을 제시한 4개 대학팀은 모두 뽑혔다.
올해는 대학 2곳 이상이 '연합대학'을 구성해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는 단일 대학이나 통합을 전제로 한 대학팀만 신청할 수 있었는데, 사립대의 경우 학교법인(재단)이 서로 달라 당장 통합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했다. 실제로 지난해 팀을 이뤄 글로컬대학에 지정된 대학은 모두 국공립대였다.
신청 기준이 바뀌면서 올해는 사립대들도 소속 재단과 대학명을 유지하면서도 공동 의사결정기구(거버넌스)를 통해 혁신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수립하면 지정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다른 광역지자체에 있는 대학끼리도 연합 결성이 가능하다. 다만 윤소영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과장은 "글로컬대학 지정 기간 5년이 지난 뒤에도 연합을 유지하고 궁극적으로 통합 단계에 이르러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3월 22일까지 신청을 받아 4월 예비지정 대학을 선발한 뒤 7월 10곳을 최종 지정할 계획이다. 예비지정 대학은 최대 20개교다. 지난해 예비지정이 됐다가 최종 탈락한 5개교(순천향대·연세대 미래캠퍼스·인제대·전남대·한동대)는 올해도 예비지정 대학 지위가 유지되는 만큼 15곳 정도가 새로 예비지정 대상에 포함된다.
예비지정 평가도 강화된다. 교육부는 신청 대학의 설립 유형에 따라 평가위원을 따로 구성해 평가의 심층성을 높이기로 했다. 또 지난해 질의가 필요한 대학에 한해 실시했던 대면 심사를 모든 신청 대학을 상대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