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철도 특별법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철도 건설을 특별법으로 추진하는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라, 포퓰리즘이란 지적이 만만치 않았다. 정부 역시 반대 입장을 냈지만 동서 화합이라는 명분에 밀렸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정치권을 강하게 압박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16명 중 찬성 211명으로 해당 법안을 의결했다. 기권은 4명, 반대는 1명뿐이었다.
달빛철도는 대구와 경북, 경남, 전북, 전남, 광주 등 6개 광역 지자체를 경유하는 총연장 198.8㎞ 철도를 놓는 사업이다. 이날 법안 통과로 해당 철도 건설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을 수 있게 됐다. 수지가 안 맞아도 철도를 놓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달빛철도를 두고 타산이 안 맞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2021년 국토교통부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 0.483으로 기준치 값인 1.0에 크게 못 미쳤다. 대구와 광주를 잇는 고속도로 일일 교통량(2021년 기준)도 2만2,322대로, 전국 고속도로 평균 교통량(5만2,116대)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이를 감안해 법안 심사 과정에서 일부 수정이 있었다. 고속철도가 다닐 수 있는 복선을 깔겠다는 원안을 단선에 일반철도가 다니는 것으로 바꾼 것이다. 그럼에도 총사업비는 6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재부 역시 법안 심사 내내 반대 의견을 냈다. 하지만 여야 지도부가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면서 소용이 없었다. 달빛철도 법안은 헌정사상 최다인 여야 의원 261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대표발의자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이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등 대다수가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홍 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연일 목소리를 내며 법안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달 초 달빛철도법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이 보류되자 여당 지도부를 겨냥해 “자기들이 발의해놓고 보류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12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법안을 대표 발의한 사람의 무책임은 이번 총선에서 물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당대표 두 번과 대선후보 한 번(2017년)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