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4월 총선 우선추천(전략공천) 할 수 있는 지역구가 전체 253개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으로 좁히면 대상이 60%에 육박했다. 당이 불공정 시비를 막기 위해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고 있지만, 공천관리위원회 재량이 너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발표한 우선추천 세부 기준을 토대로 본보가 25일 분석한 결과, 전체 253개 지역구 가운데 108개 지역구가 △총선 3연패 △2020년 총선 및 2022년 지방선거(광역자치단체장+기초단체장) 패배 지역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현역 의원 또는 직전 당협위원장 불출마 선언 등으로 출마를 포기한 8곳(서울 중·성동갑,중·성동을, 송파갑, 부산 중·영도, 해운대갑, 사상, 경기 용인갑, 경남 사천·남해·하동)을 합하면 총 115개(중복 제외)다. 공천 배제(컷오프) 대상 현역 의원 7명, 당협위원장이 없는 사고 당협도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최소 122개 지역구(전체의 49%)에 '플러스알파'가 해당하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국민의힘 당세가 약한 것으로 평가받는 수도권과 호남이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 두 차례 총선에서 참패한 여파로 전체 121개 지역구 가운데 58%인 70곳(서울 27곳·인천 5곳·경기 38곳)이 전략공천 가능 지역으로 분류된다. 텃밭인 부산·경남의 경우, 현역 의원 탈당(부산 중·영도, 경남 사천·남해·하동), 불출마(부산 사상), 험지 출마(부산 해운대갑) 등 사유로 전략공천 지역에 포함될 여지가 생겼다.
물론 이들 지역구에 모두 전략공천을 할 수는 없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우선추천 지역을 전체 20% 이내(50개)로 제한하도록 규정했다. 최대 50개 지역구에 대해서만 경선을 거치지 않고 후보를 따로 정해 내보낼 수 있다.
다만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공관위 재량으로 전략공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스템 공천' 명분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가령 경기 수원을·병 지역은 19대 총선에서 이겨 3연패 지역에 해당되지 않지만,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패배해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실제 수원병에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용남 전 의원은 전략공천 가능성에 반발해 탈당하고 개혁신당으로 옮겼다. 수원병은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장관 임명 3개월 만에 총선에 차출돼 논란이 된 곳이다.
반면 서울 강남3구나 텃밭인 대구·경북(TK)에 전략공천 가능 지역이 없다. 당 관계자는 "'진짜' 전략 지역의 경우, 상징성에 딱 맞는 인물들을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공천을 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경우는 우세, 열세 등을 따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관위원 3분의 2 찬성으로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현역 의원 탈당·불출마 지역 △선거구 분구 지역 △선출직평가위 평가 결과 공천배제 대상자 지역 등으로 국한해 국민의힘과 비교하면 전략공천의 폭이 좁다. 민주당은 이날 현역 의원이 탈당한 지역구(10곳)와 불출마한 지역구(10곳) 등 20곳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했다. 민주당은 전체 지역구 253곳 중 20%까지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