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프로 유망주 선수생명 앗아간 30대 징역 4년

입력
2024.01.25 16:00
하반신 마비 유연수, 결국 은퇴
법원 "죄질 안 좋아" 법정구속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 프로축구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였던 유연수(26)의 선수 생명을 앗아간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법원 형사1단독 오지애 판사는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준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36)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아울러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관련 기관 5년간 취업 제한 등도 명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0월 18일 오전 5시 40분쯤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사거리에서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의 술에 취한 상태로 제한속도를 초과해 차량을 몰다 왼쪽에서 진입하던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피해 차량에는 대리기사와 제주유나이티드 소속 골키퍼인 김동준·임준섭·유연수,윤재현 트레이너 등 5명이 타고 있었다. 다른 탑승자들은 크게 안 다쳤지만 유연수는 하반신 마비, 신경·근육 기능 장애, 만성 통증 등의 큰 부상을 당했다. 유씨는 1년 가까이 재활에 매달렸지만 결국 지난해 11월 11일 25세의 젊은 나이에 은퇴해야 했다. 이와 함께 A씨에겐 지난해 1월 15일 항거불능 상태의 여성을 추행한 혐의도 더해졌다.

검찰은 앞서 지난해 12월 14일 결심 공판에서 A씨가 피해 회복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징역 5년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A씨 측은 뒤늦게 법원에 수백만 원을 형사공탁했지만 유씨는 거부하고 엄벌을 호소해 왔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피해 결과가 무거운 점, 음주운전으로 한 차례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제주=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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