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바로 가기 | 8부작 | 15세 이상
촉망받던 요리사다. 유명 상을 받았고, 미국 뉴욕 파인 레스토랑에서 핵심 인력으로 일했다. 지금은 시카고 허름한 식당에서 일한다. 큰 뜻을 품고 창업을 한 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낙향했다. 그가 지휘하는 식당의 이름은 ‘디 오리지널 비프 오브 시카고랜드’. 이름은 그럴듯하나 서민 음식이라 할 쇠고기 샌드위치를 팔았던 곳이다. 일류라고 할 젊은 요리사 카르멘(제러미 앨런 화이트)은 고향 삼류 식당에서 왜 고난을 자초한 걸까.
식당 운영자는 카르멘의 형 마이클(조너선 번덜)이었다. 그는 세상을 떠났다. 카르멘은 형의 유산인 식당을 이어받은 셈이다. 식당의 가치가 높고 가능성이 엿보여서 시카고로 돌아온 건 아니다. 식당에는 카르멘 가족의 역사와 추억이 서려있다. 카르멘은 화려하나 인간미는 찾을 수 없었던 뉴욕 고급 식당들에 환멸을 느낀 듯하기도 하다.
식당은 파산 직전이다. 직원들은 특출난 요리 솜씨를 지니고 있지 않다. 카르멘은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직원들을 통솔하며 부실한 재정까지 살펴봐야 한다. 요리만으로도 정신없을 그에게 형의 친구 리치(이본 모스 버크락)는 장해물이다. 서로 사촌이라 부르며 친밀하게 지냈던 사이였는데 이제는 사사건건 부딪친다.
카르멘과 리치는 식당 경영을 두고 매번 설전을 벌인다. 몸싸움 직전까지 가기 일쑤다. 카르멘은 자신이 배우고 익힌 요리와 경영 방식을 적용하려 한다. 마이클과 식당에서 동고동락했던 리치는 갑자기 등장한 카르멘이 얄미운 눈치다. 둘은 갈등하나 서로에 대한 애정은 아직 남아있는 듯하다. 험한 말에 은근히 따스함이 배어있다.
드라마는 하루하루 악전고투하며 고비를 넘기는 카르멘과 식당 직원들의 일상을 담고 있다. 생존이라는 당면 문제를 해결해야 하면서도 매일 조금씩 전진하며 미래를 도모하는 모습들을 차가운 유머를 곁들여 전한다. 형을 잃은 슬픔에 아직 잠겨 있으면서도 식당을 살려야 하는 카르멘의 고뇌는 매일 전투하듯 살아내는 현대인의 삶을 대변한다.
슬픔과 역경이 화면 중심을 차지하나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드라마는 아니다. 슬쩍 미소 짓게 하는 상황이 여러 번 등장한다. 예를 들어 이런 식. 카르멘은 삼촌의 요청으로 아이들을 위한 생일 파티 음식을 준비한다. 리치가 실수인지 의도인지 음식물에 무언가를 빠뜨리면서(또는 넣으면서) 포복절도할 상황이 벌어진다. 핏줄 대신 돈을 우선시하는 것처럼 보이던 삼촌이 의외로 다정한 모습을 보이는 장면 등이 인생의 아이러니를 드러내기도 한다.
넓게 보면 성장 드라마라 할 수 있겠다. 요리사로서 성공가도를 달리던 카르멘은 인생 변곡점을 맞아 정신적 성장을 한다. 젊은 주방 직원들이 카르멘을 통해 일류 요리사로 발돋움하려는 과정 역시 이 드라마의 주요 내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