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더 나올 것 없어"... 김건희에 화해 손짓

입력
2024.01.25 12:00
3면
"명랑하게 살고파" 사퇴 요구와 거리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25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결백함을 강조했다.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김 여사의 사과를 촉구했다가 반발을 샀던 그가 친윤석열계에 화해의 손짓을 하며 자진 사퇴와 거리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공개 발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과 송영길 전 대표 돈봉투 의혹, 김 여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나열하며 “일반인의 상식에서 접근컨대 세 가지 사건의 공통점은 더 이상 밝혀질 것이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관련자의 주가조작 유죄 판결이 나온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김 여사 모녀의 계좌가 이용된 것과 관련해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인지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며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김 위원은 "도이치 사건은 경제 사건에서 밝혀져야 할 핵심적인 사항으로서 자금의 흐름이 모두 다 밝혀졌다”면서 “왜 이런 명확한 사건들이 민주당만 가면 뿌예지는지, 정쟁 영역으로 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 여사는 몰랐던 게 명백함에도 민주당이 정쟁으로 이용한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은 이날 독일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를 인용해 “항상 명랑하게 살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여러분도 같이 명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연함을 보이며 친윤계 일각의 사퇴 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은 “내가 쇼펜하우어를 말하면 ‘쇼펜하우어는 누구에 비유한 것이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다"고 특유의 입담도 발휘했다. 김 위원은 앞서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프랑스혁명을 촉발시킨 마리 앙투아네트 사례를 언급, 친윤계의 반발을 샀다. 이는 대통령실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계기가 됐다.

김 위원은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던 곳과는 다른 쪽 통로를 통해 건물을 빠져나갔다. 건물 밖에서 시위하던 보수 지지자들은 김 위원을 보자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성택 기자
나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