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포로 65명 탄 러 공군 수송기 추락… 전원 사망

입력
2024.01.2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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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가 미사일로 격추" 주장
우크라 "러, 포로 아닌 미사일 운반 중"

우크라이나 포로 65명을 태운 러시아 공군 수송기가 24일(현지시간) 접경지인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추락해 포로를 포함한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영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11시쯤 "일류신(IL)-76 수송기가 예정된 비행 도중 우크라이나 북부와 맞닿은 국경지대인 벨고로드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IL-76은 병력과 화물, 군사 장비, 무기 등을 공수하도록 설계된 군 수송기다.

추락 사고로 탑승자 모두 숨졌다. 이 수송기에는 우크라이나와 포로 교환을 위해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포로 65명을 비롯해 승무원 6명, 호송 요원 3명 등 7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승무원과 호송 요원 등 9명은 러시아인이다. 바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벨고로드 북동쪽 코로찬스키 지역에서 특정 사건이 발생했다"며 "추락한 수송기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전했다.

러 외무부 "우크라, 야만적 행위"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으로 추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사고 발생 3시간 뒤 "러시아 군용기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추락했다"며 "야만적 행위"라고 밝혔다.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하원(국가두마) 국방위원장도 "우크라이나군이 패트리엇 또는 IRIS-T 대공 미사일 3발을 쏴 격추당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매체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카르타폴로프 위원장은 이어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포로 192명씩 교환할 예정이었으나 이 사고로 중단됐다"며 "우크라이나가 포로 교환을 방해하고 러시아를 비난하기 위해 격추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현지 매체인 우크라인스카야프라우다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IL-76 수송기를 격추했다"며 "이 수송기는 포로가 아니라 하르키우 폭격을 위한 S-300 미사일을 운반 중이었다"고 보도했다.



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