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뉴햄프셔 낙승… 바이든·트럼프 11월 대선 ‘리턴 매치’ 사실상 확정

입력
2024.01.24 19:00
1면
아이오와 압승 이어 2연승… ‘대세론’ 입증
헤일리 역전 가망 희박… 바이든 “큰 위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공화당의 두 번째 대선 후보 경선인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낙승을 거뒀다. 첫 경선인 15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 압승에 이어 초반 2연승이다. 경쟁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의 역전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11월 대선 ‘리턴 매치’ 성사가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햄프셔 경선 투표가 진행된 이날 93% 개표 진행 시점에 54.4%의 득표율을 기록, 43.3%에 그친 헤일리 전 대사를 11.1%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8일 전 아이오와 경선 당시 51% 득표로 2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약 30%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압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승리로 ‘대세론’을 입증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개표 초반 일찌감치 미 AP통신, CNN방송 등이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를 예측하자 뉴햄프셔주 주도 콩코드의 선거본부에서 “오늘 밤 트럼프의 승리를 축하하고 싶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내슈아 선거본부에서 “멋진 저녁”이라며 자축했다.

다만 헤일리 전 대사는 “이 경기가 끝나려면 멀었다”며 경선 완주 의지도 피력했다. 다음 달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경선 때까지 약 한 달간 총력을 쏟을 전망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헤일리 전 대사가 주지사를 지낸 홈그라운드다.

그러나 중도 보수층이 두터워 헤일리 전 대사의 선전이 기대됐던 뉴햄프셔보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구도가 더 불리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뉴햄프셔보다 더 큰 데다 사우스캐롤라이나가 지역구인 공화당 소속 연방 상·하원 의원 8명 중 7명과 주지사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상황이다. 본선 준비를 위해 소모전을 중단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구심점으로 결집해야 한다는 당내의 사퇴 압력도 커지고 있다. 결국 시간문제일 뿐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확정돼 가는 분위기다.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뉴햄프셔에서 진행된 민주당 비공식 프라이머리에서 60%대 중반의 압도적인 당내 지지를 받았다.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첫 공식 경선지로 선정했는데도 뉴햄프셔 주정부가 이에 불복해 이날 경선을 강행하려 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로 등록하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과반 득표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한때 나왔지만 득표율은 압도적이었다.

이날 버지니아주 임신 중지(낙태)권 보호 행사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햄프셔 경선 승리와 관련, “이보다 더 큰 위험은 없다. 우리의 민주주의, 임신 중지에서 투표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모든 자유가 위기”라고 성명을 통해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한 차례 맞붙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전국 득표율 51.3%로 선거인단 306명을 확보, 선거인단 232명(득표율 46.9%) 차지에 그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눌렀다.

맨체스터(미국 뉴햄프셔주)= 권경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