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를 들고 지구대에 난입해 경찰관을 위협하던 50대 남성을 유단자 경찰이 맨몸으로 제압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2시 16분쯤 대전 중구 서대전지구대에 술에 취한 50대 남성 A씨가 양손에 망치와 톱을 들고 나타났다. A씨는 전날 술에 취해 택시기사와 말다툼을 벌이다 싸움을 말리는 뒷좌석 손님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 조치됐는데 이에 불만을 품고 지구대를 찾았다.
A씨는 지구대 안 경찰관들을 향해 "OO(피해자)를 데려와라. 안 그러면 너희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며 난동을 부렸다. 지구대 안 폐쇄회로(CC)TV 영상엔 A씨가 흉기를 경찰들에게 들이밀고 본인 목에도 갖다 대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들이 흥분한 A씨에게 말을 걸며 시선을 분산시키는 사이 서대전지구대 소속 박건규 경장이 방검장갑을 끼고 A씨 등 뒤로 접근했다. 박 경장은 A씨의 양 겨드랑이 아래 손을 넣어 뒤로 당겼고, 동시에 A씨 앞에 있던 경찰관이 A씨를 바닥으로 넘어뜨렸다. 이들은 A씨의 손에 쥔 흉기를 빼앗았다. 상황은 아무도 다치지 않고 마무리됐다. A씨를 제압한 박 경장은 킥복싱, 격투기, 합기도, 주짓수 등 도합 14단의 무술 단증을 보유한 유단자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폭행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박 경장은 "경찰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술에 취해 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리는 것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