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면세구역. 흰색 공사장 가림막과 인천공항공사 로고가 새겨져 있는 이동식 펜스가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가림막 안에선 전동 드릴 등 각종 공구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렸다. 원예용 상토와 운반대(팰릿) 등 일부 자재는 펜스 밖에 쌓여 지나가는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프랑스 파리로 출국하는 대학생 이지현(23)씨는 "은행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는데, 직원이 하는 말이 하나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옆 공사장) 소리가 시끄러웠다"며 "어지럽고 정신이 없어 (조용한 곳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28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2터미널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을 2,300만 명에서 5,200만 명으로, 연면적을 38만7,000㎡에서 73만4,000㎡로 두 배가량 늘리고 계류장과 주차장 등을 확충하는 공사(4단계 건설 사업)를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2터미널 면세점 일부도 공사에 들어가 임시 점포가 개설됐다. 현재 2터미널 내 임시 점포는 향수와 화장품, 주류와 담배, 포장식품, 패션 등 총 16곳(면적 2,050㎡)에 이른다. 가림막과 펜스로 승객 이동 통로가 가뜩이나 복잡해진 상황에서 면세점의 임시 점포까지 이곳저곳에 들어서 통로는 더 비좁아 보였다. 일부 면세점 임시 점포는 출국 심사장 앞뿐 아니라 탑승구(게이트) 바로 옆에도 설치돼 탑승을 기다리는 이용객들이 불만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가족과 함께 동남아로 여행가기 위해 인천공항 2터미널을 이용했다는 40대 이모씨는 "탑승구 앞에 앉아 있을 곳이 부족해 의자 사이나 벽 쪽에 붙어 서 있는 사람이 더 많았다"며 "탑승구 앞에 면세점 매장을 설치할 것이 아니라 의자를 더 놨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시 점포까지 설치한 면세점과 달리 편의점 등 이용객들이 즐겨찾는 편의시설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2터미널에서 만난 한 해외여행객은 "생수 한 병을 사기 위해 (편의점을 찾아 터미널)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헤맸다"며 "지도를 검색해서 겨우 찾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 공사는 10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라 이용객 불편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한때 2,000명 대(2020년 5월 26일 2,601명)까지 떨어졌던 하루 이용객이 최근 20만 명을 웃도는 등 항공 수요가 완전히 회복돼 혼잡도가 높아진 상황이라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4단계 건설사업 공정률은 이달 중순 기준 89.5% 수준"이라며 "기본 시설 공사는 4월까지 마칠 예정이지만 6개월간 시범 운영을 하면서 작은 공사들이 이어져 운영 준비 완료(완공)는 10월이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