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개인수업(PT)을 받던 여성 회원이 트레이너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신고했지만, 경찰과 검찰 모두 무혐의 판단했다. 피해 여성은 재수사를 촉구하며 반발했다.
피해자 A씨는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트레이너가) 가벼운 터치가 아니라 아예 손바닥 전체로 엉덩이를 쥐고 주물렀다"며 "수사 결과가 납득되지 않아 재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해 3월 경기 지역의 한 헬스장에서 일어났다. A씨는 PT 트레이너 B씨와의 첫 수업에서 신체 접촉이 지나치다고 판단해 항의했다. 당시 헬스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B씨는 '체형 평가'를 한다며 A씨의 허리와 골반을 여러 번 쥐었다. 이후 반대편으로 다가가 엉덩이도 두 차례 잡았다.
갑작스러운 신체 접촉에 당황한 A씨가 "원래 이렇게 만지느냐"고 묻자, B씨는 "엉덩이에 힘이 들어오는 확인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A씨가 "지금 너무 놀랐다"고 말하자 B씨는 사과했다. 운동은 그대로 중단됐고 A씨는 트레이너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과 검찰은 트레이너를 무혐의 처분했다. △개인 PT라서 신체적 접촉이 불가피한 점 △헬스장이 개방된 구조였다는 점 △성적수치심을 일으키는 말이 없었다는 점 △다른 회원들에게도 동일한 방식의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점 등이 이유였다. 해당 트레이너도 체형을 평가하는 과정일 뿐 성추행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씨는 "터치에 대해 사전에 고지나 동의는 전혀 없었다"면서 "시작과 동시에 거침없이 몸을 이곳저곳 만지기 시작해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고 불쾌함이 올라왔다. 엉덩이를 움켜잡고 주무르는 순간 추행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개방된 공간이고 주변에 사람들이 있었다 해서 수치심이 안 생기는 게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A씨는 재수사를 요구하는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그는 "여기서 끝내면 앞으로 유사한 일들이 반복될 것이기에 끝까지 가볼 생각"이라며 "항고가 아니라 재항고도 각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합의금을 노린 고소가 아니냐'는 일부 주장에 대해선 "(B씨에게) 금전을 요구한 건 전혀 없다. 환불 요구조차 한 적 없고 환불받지도 않았다"고 일축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유명 트레이너 최성조 코치는 성추행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코치는 "보통 일반적인 트레이너들은 힘이 들어가는지 손끝으로 확인하는 쪽으로 해서 최대한 접촉이 덜하도록 신경을 쓰는 편"이라며 "사람마다 가르치는 스타일이 다르긴 하지만, 일단은 기분 나쁘게 느껴지도록 행동한다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처벌을 떠나서도 센터 자체로도 어떤 규율이 필요하고, (신체접촉이) 과하다 싶으면 영업 중지하거나 이런 식의 방안이 만들어져서 경각심을 느끼게 하면 조금 더 개선되고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