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언주 전 의원에게 민주당 복당을 권유했다. 이 전 의원이 민주당으로 돌아오면 2012년 민주통합당 영입 인재로 여의도 입성 후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며 6번째 당적을 바꾸는 진기록의 당사자가 된다. 민주당에선 윤석열 정부 비판에 앞장서온 이 전 의원 영입을 통해 정권심판론과 외연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구상이다.
이 전 의원은 23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근 민주당 이재명 대표께서 복당을 제안했다. 진지하게 고민하겠다"며 이 대표 복당 권유 사실을 공개했다. 민주당 대표실 관계자는 "대표가 권유한 건 맞다. 조만간 두 사람이 만나 복당 문제를 매듭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의 민주당 복당 논의는 연초 급물살을 탔다. 이 전 의원의 출마 지역 관련해서도 구체적으로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이 전 의원 측 관계자는 "민주당 후보로 나서게 되면 부산이 아닌 수도권에 출마하는 것으로 얘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이 전 의원은 2012년 인재 영입으로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19, 20대 총선에서 경기 광명을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2017년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2019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친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신당을 창당했다. 이어 2020년 총선에서는 보수 진영 통합 정당인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부산 남을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지난해부터는 야권 성향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다 지난 18일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이번 총선을 치러야 하는 이 대표 입장에서는 이 전 의원 복당이 외연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연초부터 이어진 이낙연 전 대표 등 비이재명(비명)계의 잇따른 탈당에 대한 부담도 다소 내려놓을 수 있다는 생각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전 의원이 정치 입문 후 '우클릭'을 거듭하며 보수 성향을 드러냈다는 점은 부담이다. 한번 당을 떠났던 인사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는 내부 반발이 공천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다. 이에 대해 대표실 관계자는 "국민의당으로 건너갔던 박지원·김관영 전 의원도 끌어안지 않았느냐"며 "뺄셈의 정치가 아니라 덧셈의 정치를 하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