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숙원이던 충무로 ‘서울영화센터’, 공사만 5년째…올해도 준공 '불투명'

입력
2024.01.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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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1개층 올리는 데 한달 걸린다는데...10층 건물 5년째 짓는 중 
공사지연으로 사업비는 200억원에서 365억원으로 두배 늘어
서울시의회, 올해 서울시의 예산 편성 부결

국내 영화계의 숙원이던 서울영화센터(가칭 서울시네마테크)의 올해 준공도 불투명해졌다. 10층 규모의 건물이지만 2020년 착공 이후 수차례 사업이 지연돼, 올해로 공사가 5년째로 접어들었다. 그사이 사업비 예산은 두 배 가까이 늘면서 서울시의회에서는 올해 편성된 예산안을 부결해 공사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서울 중구 충무로에 건설 중인 서울영화센터는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의 비상업적인 영상문화공간이다. 국내 영화계의 요구로 독립ㆍ예술ㆍ고전 영화 위주인 전용상영관과 영화 아카이브(도서관), 제작 시설 등을 갖춘 공간으로 2015년 사업이 본격화됐다. 서울시의 목표는 서울영화센터를 프랑스 파리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뉴욕의 ‘필름 포럼’처럼 서울을 대표하는 영상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 이에 따라 중구에서 부지(이전 초동공영주차장)를 무상 제공했고, 서울시는 건립을 맡았다.

하지만 2020년 1월 첫 삽을 뜬 이후 준공 날짜는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원래 2021년 8월이 목표였지만 이후 2022년 3월, 2023년 3월, 2024년 1월, 2024년 12월로 계속 늦춰졌다. 2022년 말과 2023년 초 화물연대 파업과 시멘트 수급 불안 등으로 공사가 수시로 지연됐고, 여기에 서울영화센터와 인접한 노후건물 2채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져 저소음ㆍ저진동 형태로 공정 기법까지 중간에 변경하면서 공사 기한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는 사이 사업비는 천정부지로 뛰었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영화센터 총건립 비용은 기존 200억 원에서 365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현재 서울영화센터는 10개 층 중 5개 층까지 올라간 상태다. 서울시는 올해 12월까진 공사를 완료하고 내년 초에는 일반 관람객들에게 개관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영화센터에는 독특한 디자인이 적용돼 한 개 층을 올리는 데 한 달 정도 걸린다”며 “올해 12월까진 내부 인테리어 설치까지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설명과는 달리 사업은 올해도 중단되거나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의회에서 서울시의 올해 서울영화센터 사업비 추가 예산(약 161억 원) 신청안을 지난해 11월 부결했기 때문이다. 사업비 증액을 문제 삼으며 재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해 배정된 예산 중 올해로 이월된 금액으로 공사비를 충당하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조만간 서울시의 서울영화센터 올해 예산안 편성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의회가 가진 의문점을 최대한 해소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또 부결되면 사업비 부족으로 공사는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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