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에도 공식적인 ‘명예의 전당’이 있다. 긴 세월 꾸준히 사랑받으며 상징적 지위를 얻은 것들 중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 있는 ‘스트롱 국립 놀이 박물관(The Strong National Museum of Play)’이 창의성 혁신성 등을 평가해 선정한다. 현재 헌액된 장난감은 모두 85종. 유리구슬, 훌라후프, 바비인형, 레고블록, 크레욜라, 보드게임 모노폴리 등이다. 청년들이 장난 삼아 던지고 놀던 팬케이크 용기 뚜껑에서 유래해 지금도 한 해 평균 3억 개 이상 팔리는 '프리스비(frisbee)'도 그중 하나다.
프리스비란 이름은 1871년 코네티컷 브리지포트에 문을 연 윌리엄 프리스비(William Frisbie)의 식품회사 ‘프리스비 파이 컴퍼니’에서 비롯됐다. 1937년 추수감사절 저녁 10대 소년 월터 프레더릭 모리슨(1920~2010)이 여자친구와 함께 그 회사 팬케이크를 나눠 먹은 뒤 양철 재질의 뚜껑을 던지며 놀았다고 한다. 그들만 그랬을 리는 없겠지만 모리슨은 집요하게 그 아이디어로 디자인을 궁리, 1948년 한 동업자와 플라스틱 시제품(flying saucer)을 개발했고, 1955년 훌라후프 회사인 웜오사(Wham-O Company)에 제반 권리를 매각했다. 당시 이름은 ‘플루토 플래터(pluto platter, 명왕성 접시)’. 웜오사는 1957년 1월 23일 ‘프리스비’란 명칭의 상품을 공식 출시했다. 비행접시-외계인 열풍이 한창이던 때였다. 프리스비 제조 판매 권리는 1994년 바비인형 회사인 마텔사가 인수했다.
프리스비 버전 럭비인 ‘얼티메이트 디스크(ultimate disc)’, 숲속에서 벌이는 프리스비 농구(또는 골프)인 ‘디스크 골프’, 음악에 맞춰 춤과 묘기를 겨루는 ‘프리스타일’ 등은 모두 프리스비 애호가들이 창안해 세계화한 것들이지만 상표권 때문에 ‘프리스비’ 대신 ‘디스크’란 용어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