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가자지구 전쟁 국제법 무너뜨려, 즉각 휴전해야"

입력
2024.01.17 23:04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서 연설
기후 위기·AI 위험성도 강조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전쟁 당사자들이 국제법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비판 목소리를 냈다. 즉각 인도적 휴전을 하고, 지속적 평화를 모색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심화하는 기후위기 위험성을 강조하고,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7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연설에서 "가자지구 전쟁 당사자들이 국제법을 무너뜨리고 제네바 협약을 짓밟고, 심지어 유엔 헌장까지 어기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어 "즉각 인도적인 휴전을 하기 바라며,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 각각 국가를 수립하는 방안)에 기반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언급한 '가자지구 전쟁'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을 뜻한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가한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100일이 넘었지만, 최근 들어 미국·이란 등 타국의 군사적 개입이 늘어나며 휴전은커녕 전쟁 불길이 번질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적 휴전'이라는 주문은 당분간 현실화하기 어려울 공산이 크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세계 각국의 기후위기 대처가 미온적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재생에너지로의 공정한 전환을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위험성에 관한 언급도 나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AI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자칫 세계의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며 "생성형 AI가 반복적으로 만들어내는 정보는 의도하지 않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키운다"고 경고했다. 그는 AI를 둘러싼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자고도 주장하며 "개발도상국이 AI의 막대한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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