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억 원대 전세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건축왕에게 검찰이 법정최고형을 구형했다.
인천지검은 17일 인천지법 형사1단독 오기두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사기 등 혐의로 기소한 남모(63)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같은 혐의로 기소한 공인중개사, 명의 수탁자 등 공범 9명에게도 각각 징역 7∼10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남씨)은 자금 경색으로 대출 이자를 제대로 납부하지 못해 보유한 다수 주택들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는 등 전세보증금을 반환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가로챘다"며 "그럼에도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사업이 어려워졌을 뿐이라고 범행을 부인하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3월 남씨 일당을 일반 사기 혐의로 우선 재판에 넘긴 뒤 지난해 6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추가로 기소했다.
검찰이 이번에 구형한 사건은 남씨 일당이 인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91채의 전세보증금 148억 원을 세입자로부터 가로챈 혐의를 받는 일반 사기 사건이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 현재는 피해자 563명에 대한 범죄 혐의 액수가 453억 원에 이른다. 남씨 일당은 총 35명으로, 이 중 남씨를 포함한 18명에게는 범죄단체조직죄도 적용됐다. 남씨 경우 회사 자금 117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별도로 재판이 진행 중인 전세사기와 범죄단체조직, 횡령 등 사건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