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유모차도 문제없이 편안하게
차가운 바람이 매서운 겨울은 뜨끈한 아랫목이 그리울 법하지만, 추운 계절에만 보고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 기꺼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눈밭을 밟으며 설국의 아름다움을 몸소 느끼기 위해 겨울 산을 오르는 이도 있고 혹은 꽝꽝 언 호수만의 매력을 찾아가는 사람도 있다. 혹은 어떤 이는 따뜻한 곳 어딘가를 찾아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도, 바다에서 태닝을 즐기기도 한다. 물론 계절에 상관없이 실내에서 즐기는 각종 전시, 공연, 체험을 찾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너무나 당연히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닌 집 밖의 풍경을 즐기기에 어려움이 있거나 의미 있는 전시를 찾는 것이 평범한 일이 아닌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관광약자'들이다. 이들은 시청각장애, 보행장애 등을 겪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고령자, 영유아, 임산부 등도 포함되며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여행 애로를 겪는 이들도 포함된다.
'무장애관광'은 이들이 여행, 쇼핑, 숙박 등 관광 인프라를 접근하고 이용하는 데 불편하지 않은 열린 관광을 의미하는 것으로 신체적인 것에서 오는 제약 요인이기보다 공간에서의 접근이나 이동 불편, 습득하는 관광정보 미흡, 동행자(가이드)의 부재 등 활동의 제약에서 비롯된다.
늘어나는 고령인구도 무장애관광의 수혜자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등록장애인은 265만2,860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5.2%를 차지하며, 매년 늘어나는 고령인구 역시 불편 없이 여행하고 즐겨야 하는 대상이다.
무장애관광을 돕는 직업은 이동과 접근에 불편함을 없애고 누구나 열린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된 관광지를 개발하거나 혹은 이런 환경과 각종 장비를 갖추도록 컨설팅한다. 관광약자들을 위한 맞춤 여행상품을 기획하고 장소와 용도에 따라 교통수단을 사전에 준비해 휠체어리프트, 해변용휠체어, 이동식 경사로 등 필요한 서비스를 하는 '무장애관광기획가', 그리고 무장애관광 일정을 동반하면서 여행지 안내와 함께 숙박시설 및 음식점의 이용방법과 동선을 자세히 안내하는 '무장애관광가이드' 등이 포함된다. 가이드는 여행 동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급상황에 대처하고 안전하게 관광을 마칠 수 있도록 인솔하고 돕는 역할도 한다.
일본의 경우 개호(간병) 인력이 '트래블헬퍼' 즉, 무장애관광가이드 업무를 함께 하면서 노약자들의 여행을 돕는 경우가 많은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사회복지, 간호·간병에 대한 이론적 지식과 기술 이해가 있다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는 데 차별은 없어야
현재 국내에는 '관광진흥법'을 비롯해 다양한 법과 지자체 조례에서 인권에 근거한 차별 없는 공정한 관광인프라를 조성하는 한편 관광취약계층에 적극적인 편의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고 문화예술 관련 단체를 비롯해 서울, 경기, 대구, 제주 등 지자체에서 무장애 관광지나 시설을 발굴하고 알리는 작업과 함께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도 활발하다.
보건복지부와 지자체에서 예산지원을 통해 안전한 여행을 위한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등의 돌봄인력이 동행하는 서비스도 지원하며 기업 차원에서도 장애인이동서비스를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하기도 한다. 또한 무장애관광가이드 인력을 양성하는 지자체도 있다. 하지만 국내 무장애관광 전문 업체는 10개 미만에 불과하여 민간 부분의 활성화는 더디지만 고령인구의 증가는 차별화된 여행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 시장 확대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