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홍해에서 수개월째 상선을 공격하거나 위협하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을 겨냥해 16일(현지시간) 또다시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미군이 후티를 상대로 무력을 행사한 건 최근 닷새 동안 세 번째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은 16일(현지시간) 복수의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미군이 후티 반군에 대해 미사일 공습을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군이 상선 공격 준비를 후티의 미사일 4기를 타격했다"고 전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를 확인했다. 커비 조정관은 16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후티 반군에 대해 몇 차례의 추가적인 저강도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며 "미국은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취하는 데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들어 미국과 후티는 서로를 향한 공격을 주고받고 있다. 미국은 지난 12일 영국과 함께 후티 반군 본거지를 공격했고, 이튿날엔 단독으로 후티 레이다 시설을 파괴했다. 그리고 14일 후티가 미 군함을 향해 순항 미사일을 발사하자, 미군이 이를 격추하기도 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는 지난해부터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위협해 왔다. 미국이 "좌시하지 않겠다"며 보낸 수차례 경고 메시지도 특별한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결국 미국이 군사적 대응 카드를 꺼낸 지난 12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만약 그들이 잔악무도한 일을 이어간다면, 우리는 후티에 확실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홍해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미국은 평화를 추구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확전을 바라지 않는다. 후티에는 무모한 공격을 중단하고 올바른 선택을 할 기회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을 통해 "우리는 (중동에서의) 충돌 확산을 멈추고 긴장 완화를 위한 조건을 창출하기를 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