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파키스탄 내 '이란 분리 세력' 기지 공격... "어린이 2명 사망"

입력
2024.01.17 08:57
이라크·시리아 타격 이어 이틀째 '군사 행동'
파키스탄 정부 "영공 침범·주권 침해" 반발

이란이 파키스탄 영토에 있는 '이란 분리주의 세력' 기지를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등으로 16일(현지시간) 타격했다. 전날 이라크 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첩보 본부,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 시설 등을 공습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해외의 반(反)이란 단체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을 비롯, 최근 중동 지역 분쟁과 관련해 물밑에서 주로 관여해 왔던 이란이 '직접적 군사 행동'을 본격화하고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은 이날 파키스탄에 위치한 자국 분리주의 무장 조직 '자이시 알아들'의 기지에 공습을 가했다. 자이시 알아들은 이슬람 시아파 정권인 이란 정부에 맞서는 수니파 분리주의 세력으로, 파키스탄에 근거를 둔 채 주로 국경 지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주권 침해"라며 즉각 반발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란이 이유 없이 우리 영공을 침범해 무고한 어린이 2명이 사망하고, 소녀 3명이 부상한 결과를 낳은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절대 용납할 수 없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이란은 15일에도 이라크 북부에 위치한 이스라엘 정보기관(모사드) 첩보 본부, 시리아에 있는 IS 시설을 타격했다. 이른바 '저항의 축'(반이스라엘·반미국을 기치로 내건 진영)을 이끄는 이란은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 공격 배후라는 의심을 받으면서도 전면에 나서진 않았는데 최근 들어 태세를 바꾸는 듯한 분위기다. 가디언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단체인 IS가 배후를 자처한 (올해 1월 3일) 이란 폭탄 테러 사건 이후, 이란이 이라크·시리아를 타격한 지 만 24시간이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이번 (파키스탄) 공격이 이뤄졌다"고 짚었다.

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