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편성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24조2,000억 원의 65%를 상반기에 집행하기로 했다. 건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상반기 집행률 목표치를 역대 최고로 끌어올린 것이다.
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이러한 내용의 재정 신속 집행 계획을 공개했다. 핵심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SOC 예산 20조8,000억 원의 집행 시기를 대폭 앞당기는 것이다. 국토부는 신속 집행 관리대상으로 분류된 19조1,000억 원 가운데 12조4,000억 원을 상반기에 집행할 계획이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도로는 5조3,000억 원이 조기에 집행된다. 서울-세종 고속도로, 안동-영덕 국도, 광명-서울 민자도로 건설 등이다. 국토부는 1분기에 발주하는 사업은 착공과 함께 시공사에 선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철도에는 4조6,000억 원이 상반기에 투입될 예정이다. 3월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이 개통되고 상반기에는 GTX-B·C 노선이 착공된다. 호남 고속철도와 충북선 등 일반철도 건설도 계속된다.
나머지 2조5,000억 원은 가덕도신공항과 제주제2공항 등 신공항 건설과 도시재생사업을 비롯한 기타 SOC 사업에 투입된다. 신공항 사업은 추진 단계별로 예산 집행 전략을 마련하고 보조 사업은 발주 시기를 앞당길 방침이다.
정부는 또 주요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SOC 투자를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대규모 공공기관의 예산 집행 실적을 격주로 점검할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가철도공단, 한국도로공사 등 주요 기관은 상반기에 15조 원 이상 집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공사비 상승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 경색 등으로 민간 건설 투자가 위축된 만큼,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신속한 SOC 사업 추진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전례 없는 속도로 재정을 신속 집행해 침체된 건설경기와 민생경제에 온기를 불어넣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