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한 번 더" 혹한에도 후끈한 아이오와
입력
2024.01.16 04:30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4일 아이오와주 인디애놀라의 심슨칼리지에 마련된 유세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인디애놀라=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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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만의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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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에서 의대로... 의대 증원·연세대 논술 사태에 꼬이는 대입
의과대학 정원이 늘어난 2025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중복 합격에 따른 상위권 연쇄 이동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의대 증원과 맞물려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 문제 유출 사태까지 터지면서 입시 판도 전체가 흔들린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4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를 제외한 전국 39개 의대의 2024학년도 수시모집(학생부 종합·학생부 교과 전형 기준) 추가 합격자는 1,645명으로 모집 인원(1,658명) 대비 99.2%였다. 대부분의 의대 지원자들이 평균 2개 이상 대학에 중복 합격하면서 상위권 의대로 연쇄 이동이 활발하게 이뤄져 추가 합격자 선발 비율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내년도에는 의대 증원으로 인해 상위권 연쇄 이동이 의약학계열 전방위로 확대될 공산이 크다. 입시업계는 약대, 치대, 한의대 등에 지원하는 상위권 수험생들이 동시에 의대에 지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다. 2024학년도에 의대 포함 의약학계열 99개 대학의 수시 추가 합격자는 3,333명으로 모집 인원(3,289명)의 101.3%였고, 수시 미충원 인원은 91명 발생했다. 2025학년도에 상위권이 증원된 의대로 대거 빠져나가면 의약학계열 수시 미충원 인원이 대폭 늘어나면서 입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일부 의대는 추가 합격자가 늘어나 지원자 전원이 합격할 수도 있고, 상위권 의대로 다 빠져나가 인원을 충원하지 못하는 의대나 약대, 치대도 있을 수 있다"며 "중복 합격이 의대뿐 아니라 상위권 다른 계열 모집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시모집 논술(자연계열) 문제 유출로 합격자 발표가 중지된 연세대의 모집 여부도 전체 입시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당 전형에는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지원한 데다 뽑는 인원도 많아 다른 대학과의 중복 합격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년도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 전형 모집 인원은 261명이고, 지난달 12일 해당 전형 논술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은 1만444명이다. 이들은 시험 문제 유출로 다음 달 13일 예정됐던 합격자 발표가 중지되면서 합격 여부를 알 수 없게 됐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 전형(259명 모집) 추가 합격자는 312명으로 추가 합격 비율이 120.5%나 됐다. 이와 달리 연세대 인문계열 논술 전형(96명 모집) 추가 합격자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 자연계열 전형에 지원한 수험생들이 서울대 이공계나 의대 등 의학계열에 중복 합격해 대거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해당 전형에 지원한 수험생들이 다른 대학에 중복 합격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수시모집 등록 마감 기간인 다음 달 18일까지 대학을 결정해야 하는데, 합격자 발표가 중지되면서 진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세대가 재시험을 치르거나 정시모집으로 선발 인원을 넘겨도 논술을 치른 1만여 명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다른 상위권 대학 입시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 전형 합격자(261명)의 진학 여부가 불분명하게 되면 중상위권 대학에서는 추가 합격자가 줄어들 수 있다. 중복 합격으로 상위권 대학에서 연쇄적인 이동이 일어나야 다른 대학도 순차적으로 인원이 채워지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해당 전형 규모를 고려하면 연세대를 중심으로 많게는 1,000명이 연쇄 이동했다고 볼 수 있다"며 "연세대 사태로 중상위권 대학 추가 합격이 줄어들 수 있어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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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한국 제조업에 부정적"...12월 업황·내수·수출·생산 모두 기대 이하
올해 12월 제조업 업황·내수·수출·생산 모두 기준치를 밑돌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등장이 국내 제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2024년 11월 현황과 12월 전망'을 통해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 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PSI 조사 결과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월 대비 좋아지고 반대로 0에 근접할수록 악화할 것이란 의견이 많다는 의미다. 12월 제조업 전망은 96일 것으로 예측됐다.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에 지난해 11월 전망치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인 100 아래로 떨어졌다. 내수는 98, 수출 역시 97로 전망돼 하나같이 기준치 아래로 내려앉았다. 생산도 96으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생산은 3개월째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기준치에 밑도는 결과가 나온 배경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국내 제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의 등장이 국내 제조업 전반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를 묻는 질문에 '부정적' 응답이 63.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서 '보통'은 23%, '긍정적' 응답은 5.6%였다. 주요 업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에서는 철강, 화학, 섬유 등 소재 업종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 12월 업종별 전망 PSI에서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바이오는 100을 웃도는 반면 디스플레이, 가전, 철강 등 업종은 100보다 낮았다. 11월 제조업 현황 PSI도 10월보다 5포인트 내린 기준치(100)로 떨어졌다. 수출(105)도 추가 하락하고 생산(100)도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기술(ICT) 부문(97)은 13 포인트가 내려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 아래로 떨어졌다.
이스라엘-이란 전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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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서 실종된 랍비 시신 발견... "반유대주의 테러" 이스라엘 발칵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사역하던 이스라엘 랍비(유대교 성직자)가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스라엘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반(反)유대주의 테러 범죄"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앞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테러 사건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보가 있다며 이례적으로 공개 수사에 착수했지만 목숨을 살리지는 못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2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UAE 두바이에서 21일 오후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실종된 이스라엘·몰도바 이중국적자 랍비 츠비 코간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그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범죄자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모든 능력을 다해 행동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스라엘 온라인 매체 와이넷은 전날 초기 조사 결과 코간의 차가 두바이에서 차로 90분가량 떨어진 아부다비 알아인에서 발견됐으며 전화기는 꺼져 있었다고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공작원 3명이 코간을 미행한 정황도 파악됐다. 정보 당국자는 이들이 코간을 살해하고 튀르키예로 도주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단서를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란이 그간 코간을 감시해 온 정황이 있다고 전했다. 코간은 초정통파 '카바드 루바비치' 소속 랍비로, 2020년 아브라함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UAE 외교관계 수립 이후 UAE에서 활동해 왔다. UAE로 옮기기 전까지 이스라엘방위군(IDF)에서 복무했다. 카바드는 두바이에서 유대인 커뮤니티 센터를, 아부다비에서 유대교 회당과 코셔(유대교 율법을 준수하는 식재료) 인증 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래 해외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테러 가능성을 경계해 왔다. 특히 이란의 지원을 받는 테러 조직에 의한 납치·살해 시도를 크게 우려했다. 지난달에는 스리랑카 일부 지역에서 이스라엘인을 겨냥한 테러 위협이 있다며 즉각 빠져나오라고 자국 시민들에게 경고하기도 했다. UAE 관련 사전 경고도 있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계 미국 지정학정보회사 TAM-C는 지난달 1일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시민을 표적으로 한 테러가 준비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란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란이 지난달 이스라엘의 2차 보복 공격에 대한 재보복 공격을 예고했고, 해외에서 이스라엘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 음모를 꾸민 전례가 있어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란 정보요원들은 2022년 튀르키예에서 이스라엘 관광객 살해 음모를 꾸미다 적발된 적이 있다. 이후에도 이스라엘 외교관을 살해하려 했고,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동원해 전직 이스라엘 국방장관 암살을 시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직간접 위협 못지않게 국제사회에서 반이스라엘 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도 우려한다. 중동을 넘어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이스라엘인을 겨냥한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일례로 지난 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텔레그램에 “유대인을 사냥하자”는 글이 유포된 뒤 도시 곳곳에서 이스라엘 축구 팬들을 겨냥한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중동의 갈등으로 인해 EU 창립 이래 전례 없는 수준의 반유대주의가 발생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반쪽' 사도광산 추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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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없는 일본, 무능한 한국 외교에 제2 군함도 된 '사도광산 추도식'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조선인 등 희생 노동자들을 기리겠다며 마련된 '사도광산 추도식'이 한국 측 불참 속에 진정성 없는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다. 일본 측은 희생자 애도보다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축하에 무게를 둬 추도식 취지를 퇴색시켰다. 계속되는 일본의 반성 없는 태도와 한국 정부의 외교력 한계가 사도광산 추도식을 '제2의 군함도 사태'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니가타현과 사도시, 민간단체로 구성된 사도광산추도식실행위원회는 24일 오후 니가타현 사도섬 서쪽에 있는 사도시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자국 인사만 참석한 채 '사도섬 광산 추도식'을 개최했다. 한국 측 추도식 보이콧으로 일본 측 인사 50~60명만 참석했다. 애초 참석 예정자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일본 측에서는 정부 대표인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을 비롯해 하나즈미 히데요 니가타현 지사, 와타나베 류고 사도시 시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희생자 애도보다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감사' 표현을 쓰며 세계유산 등재를 자축하는 자리로 만든 것이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사도광산은) 역사상 특히 주목해야 할 가치"라고 말했고, 와타나베 사도시장도 "지역의 자랑이자 세계의 보물로, (등재에)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추도식을 지켜본 아라이 마이 사도시 의원은 "한국 측이 참가했어도 (일본 측과) 한마음으로 추모하는 자리가 됐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7월 한일 양국은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에 합의하면서 추도식을 개최하기로 했다. 이후 참석할 정부 인사 급 문제 등을 두고 의견을 좁히지 못하다 지난 20일 추도식 개최에 최종 합의했다. 한국 정부는 추도식에 박철희 주일대사를 비롯해 정부 측 인사를 참석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외교부는 지난 23일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측에 (추도식) 불참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한국 측 보이콧의 가장 큰 이유는 이쿠이나 정무관이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했기 때문이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참의원 초선 의원으로, 2022년 8월 15일 일본 패전일에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또 2022년 참의원 선거 당시 일본 언론 조사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동원 문제에) 더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는 야스쿠니신사 참배 전력이 있는 이쿠이나 정무관 참석으로 진정성 있는 추도식 진행이 어렵다고 본 것이다. 또 일본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행사 공식 명칭에 '감사' 표현을 반영하자고 주장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측은 이쿠이나 정무관 논란을 의식한 듯 그의 입·퇴장에 각별히 신경 썼다. '007 작전'을 방불케 하듯 기자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그는 행사 시작 1시간 전인 이날 낮 12시 5분쯤 정문이 아닌 옆문을 통해 조용히 행사장에 들어왔다. 행사가 끝난 뒤 바로 빠져나갈 수 있게 옆문에 미리 차도 대기시켰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행사에서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라고 해도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땅에서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곤란한 노동에 종사했다"며 조선인 희생자들에게 애도의 뜻도 밝혔다. 그는 이어 "종전까지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고, 유감스럽지만 이 땅에서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제동원' 같은 노역의 강제성을 인정하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의 추도식 불참 결정에 공식적으로 유감도 표했다. 주한국 일본대사관은 "일한(한일) 정부 간 정중한 의사소통을 해 왔다. 한국 측 불참에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에 불만을 제기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한 외무성 간부는 일본 교도통신에 "한국이 국내 여론에 과잉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의 협상력 부족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협상 내용보다 합의 여부만 집중한 탓에 군함도 사태를 재현한 꼴이 됐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 대표로 정무관을 참석시키는 데 급급한 나머지 참석자 이력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고, 지난 22일 밤에는 '일본 측이 한국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고 했다가 하루 만에 불참으로 입장을 번복하며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일본 정부는 2015년 군함도(일본명 하시마)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는 대신 강제동원 실상을 반영한 전시 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2020년 3월 개관한 도쿄 산업유산정보센터에 강제동원 역사를 반영하지 않아 한국이 뒤통수를 맞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편 한국 유족 9명은 이날 사도광산 강제동원 희생자 관련 시설을 시찰했고, 25일 오전 박철희 대사와 함께 조선인 기숙사였던 '제4상애료' 터에서 별도 자체 추도식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