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을 끼면 갑상선 질환·고콜레스테롤혈증·임신성 고혈압·콩팥암·당뇨병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과불화화합물(PFAS)이 축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윤형 고려대 보건환경융합과학부 교수와 김동현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 연구팀이 1999∼2008년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자료를 바탕으로 콘택트렌즈를 자주 사용하는 20~39세 미국인 7,27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다.
미국 소비자단체 ‘매머베이션(Mamavation)’은 최근 콘택트렌즈 제품에서 과불화화합물로 추정되는 유기 불소가 검출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과불화화합물은 아웃도어 의류·식품 포장재·종이 빨대·프라이팬·화장품 등에 사용되는 방수 코팅제 물질군이다. 화학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고 환경과 생체 내에 오래 잔류하기에 ‘사라지지 않는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라고 불린다.
과불화화합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몸 속에 축적돼 갑상선 질환·고콜레스테롤혈증·임신성 고혈압·콩팥암·정소암·당뇨병 같은 질병에 걸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연구팀은 콘택트렌즈를 주로 많이 사용하는 20~30대 청년 인구에서 과불화화합물 노출이 부가될 가능성을 고려, 실제로 청년 층의 콘택트렌즈 사용이 체내 과불화화합물 축적 농도를 높이는지 확인했다.
연구 결과, 콘택트렌즈 사용자는 사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혈중 과불화화합물의 총 바디 버든(body burden·체내 축적 유해물질)이 1.2배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개별 과불화화합물 혈중 농도는 PFOA(퍼플루오로옥타노익 애시드)가 0.41ng/mL PFHxS(퍼플루오로헥산 설포네이트)가 0.28ng/mL PFOS(퍼플루오로옥탄 설포네이트)가 1.75ng/mL 유의하게 높게 검출됐다. PFOA 노출로 인해 건강이 위험할 것으로 추정되는 인구는 콘택트렌즈 사용자 중 4.5 %, 콘택트렌즈 미사용자 중 3.9%로 추정됐다.
최윤형 교수는 “콘택트렌즈 같은 의료기기는 일반 생활용품과 달리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이 없다”며 “소비자가 과불화화합물 위험 정보를 알고 있더라도 안전한 콘택트렌즈 제품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만큼 이런 의료기기는 국민 건강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환경 유해물질 규제를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환경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Chemosphere’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