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벙커버스터’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의 수출용 개량형 시험발사가 성공했다. K방산 수출의 효자 품목인 다연장로켓(MLRS) 천무 발사대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개선한 것이다. 향후 아랍에미리트(UAE), 폴란드 등 천무를 도입한 국가들로 추가 수출이 기대된다.
12일 군 및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충남 태안군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MLRS에 탑재할 수 있도록 개량한 단거리탄도미사일 KTSSM-I 개량형 시험 발사가 성공했다. 기존 KTSSM-I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전 이후 북한이 지하 갱도에 구축한 장사정포 진지를 파괴할 목적으로 국내에서 개발됐다. 사거리 180㎞로 군사분계선(MDL)에서 발사하는 경우 평양 북쪽 인근까지 공격이 가능하다. 관통형 열압력 탄두로 지하 수m까지 관통할 수 있어서 갱도 진지 타격에 특화된 무기체계다.
다만 KTSSM-I 기존형은 고정 진지에서 발사해야 하는 방식이어서 운용의 탄력성이 떨어졌다. 반면 이번 개량형은 천무 MLRS 발사대에서 운용할 수 있는 KTSSM-II의 장점을 도입했다는 평가다. 특히 KTSSM-I 수입 의사를 밝힌 국가에서 천무 장착용 개량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MDL에서 발사를 가정했을 때 평안북도 신의주까지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300㎞의 KTSSM-II 체계개발사업을 오는 2027년까지 2,900억 원을 투입해 진행할 계획이다. 또 2028년을 목표로 KTSSM-II에 비해 더 큰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KTSSM-III 개발도 조만간 착수한다. 방사청은 KTSSM-II가 미국산 에이태큼스 지대지미사일을 대체하고 방산 수출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날 ADD를 방문해 첨단 무기체계 개발 현장을 점검하고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신 장관은 ADD를 찾아 한국형 3축 체계와 유·무인 복합체계 관련 장비를 확인하고 연구현황을 보고받으면서 “과거 소총 한 자루도 만들지 못했던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무기체계를 직접 만들고 수출하는 군사강국으로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신 장관이 연구소 안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찾아 첨단 무기체계 개발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순직 연구원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지난달 21일 대전 ADD에서 발생한 원인 불명의 폭발로 60대 직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