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PK서 이재명에 12%p 앞서... 피습 동정론 없었다

입력
2024.01.13 04:30
4면
한동훈 선호도, 16→22% 상승
PK 18→33%, 경기 14→23%
당 지지율, 정권 심판 여론은 그대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차기 대통령감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1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동률이었지만 한 달여 만에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부산 방문 도중 피습을 당한 이 대표에게 동정론이 쏠리지 않고 되레 지역 민심은 한 위원장에게 더 호응한 셈이다. 이 대표가 여유 있게 앞서던 인천·경기에서도 한 위원장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다만 '정권 심판론'이 여전히 절반을 넘는 만큼, 한 위원장의 상승세가 4월 총선에서 당의 승리를 견인할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차기 대통령감' 이재명 4%p, 한동훈 6%p 상승

한국갤럽이 9~11일 무선 전화면접을 통해 실시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를 보면, 이 대표는 23%, 한 위원장은 22%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을 기록했다. 두 사람 모두 앞선 조사인 12월 1주에 비해 선호도가 올랐지만, 한 위원장(16→22%)이 이 대표(19→23%)에 비해 상승 폭이 더 컸다. 국민의힘 지지자의 53%, 보수 성향 유권자의 41%가 한 위원장을 택했다. 직전 조사에서 각각 41%, 31%인 것과 비교하면 한 위원장 중심으로 보수진영이 결집하는 셈이다.

특히 부산 민심이 요동쳤다. 2일 정치 테러를 당한 이 대표가 헬기 편으로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지역 '홀대 논란'이 불거진 영향으로 보인다. PK에서 이 대표 선호도는 18%에서 21%로 3%포인트 오르는 데 그친 반면 한 위원장은 18%에서 33%로 15%포인트 급등했다. 한 위원장이 조사기간(9~11일) 부산을 방문해 1박 2일 머문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안방' 경기에서도 한동훈 약진

이 대표 지지세가 강한 인천·경기에서도 한 위원장 선호도가 급상승했다. 이 대표는 22%에서 23%로 1%포인트 오른 반면, 한 위원장은 12월 1주 14%에서 1월 2주 23%로 9%포인트 올라 따라붙었다. 경기는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59석 중 51석을 '싹쓸이'하고, 2022년 대선에서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5%포인트 이상 앞선 곳이다.

인천·경기의 민심 변화는 당 지지율에도 드러난다. 해당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9%(12월 1주), 35%(12월 2주), 36%(1월 2주)로 줄곧 상승 추세다. 민주당 지지율은 같은 기간 37%를 유지했다. 무당층은 28%에서 24%로 줄어, 이들 중 일부가 여당 지지로 돌아섰다고 볼 수 있다. 수도권 지역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지도부 전환 등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 유권자에게 통한 것 같다"며 "연초에 부동산, 금융 등 다양한 민생 정책을 내놓은 것도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 심판론은 여전히 50% 넘어

반면 총선에서 표심을 좌우할 주요 변수인 정권 심판론은 여전히 강했다. 정부 견제를 위한 '야당 후보 당선' 응답은 51%로 '여당 후보 당선'(35%)을 크게 웃돌았다. 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6%, 민주당 34%로 오차범위 안에 있었다.

이강윤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이 윤석열 정권 중간평가라는 인식과 한 위원장의 참신한 모습을 분리해서 보고 있다"며 "한 위원장이 좋다고 해서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다 휩쓸려가지는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런 상황이 총선 때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손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