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손흥민-김민재 한 달 이상 공백에...토트넘·뮌헨, '대체자' 찾아 동분서주

입력
2024.01.1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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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베르너, 뮌헨은 다이어 영입
김민재 공백, 뮌헨과 토트넘에 나비효과
이강인의 PSG 타깃은 벤제마?

한국 선수들의 아시안컵 차출이 유럽 리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의 소속팀들은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코리안리거'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체자'를 찾는 데 혈안이 됐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코리안리거들이 최대 한 달 이상 자리를 비워서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최근 팀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의 부재를 메우기 위해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히치의 티모 베르너(27)를 임대 영입했다. 베르너는 독일 대표팀에서 57경기 24골을 기록한 ‘특급’ 공격수다. 2019~20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8골을 터트려 득점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베르너는 라이프치히 입단 후 4시즌 연속 팀 내 리그 최다 득점을 올린 '골잡이'다. 2019년 11월에는 마인츠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8-0 대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토트넘은 당장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15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그 경기가 예정됐고, 28일엔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을 위해 맨체스터 시티와 격돌한다. 베르너는 이번 경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한 달 이상 토트넘을 비울 예정인 손흥민의 대체자로 그라운드를 누빌 전망이다. 손흥민이 돌아오면 그의 백업 자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에른 뮌헨도 팀의 중심 수비수인 '김민재 대체자' 영입에 성공했다. 김민재는 대체자는 놀랍게도 손흥민의 동료였던 에릭 다이어(29)다. 사실 다이어는 올 시즌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에 부임한 이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 더 펜이 부상이나 경고 누적으로 빠졌을 경우 대체 자원으로 활용될 뿐이었다. 뮌헨은 한 달 이상 공백이 예정된 김민재의 부재에 급하긴 급했나 보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다이어의 계약기간은 2025년까지이며 이적료는 500만 유로(약 70억 원) 이하일 것으로 내다봤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다이어를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이어는 2014년 여름 토트넘에 입성해 초반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으나 2016~17시즌부터 센터백으로 활용됐다.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 등과 센터백으로 이름을 올린 다이어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끌던 지난 시즌까지 주전 센터백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실수가 반복되면서 수비력에 불안감을 안겼고 결국 판 더 펜의 영입을 결정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뮌헨은 토트넘과 이탈리아 제노아에서 활약한 라두 드라구신(22)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뮌헨 역시 루마니아 출신 센터백 드라구신을 김민재 대체자로 염두에 뒀다. 그러나 드라구신이 토트넘행을 결정해 제쳐진 것. 현지 언론들은 "뮌헨이 공항까지 찾아가 드라구신이 런던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까지 '하이재킹(중간에 가로채는 것)' 시도했다"고 뮌헨의 급박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이강인을 한국대표팀에 내준 PSG에도 공격수 영입설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카림 벤제마(36·알 이티하드)를 6개월 임대로 노리고 있다는 현지발 보도가 나왔다. 스포츠 존 등 현지 언론들은 벤제마라는 확실한 득점 자원을 통해 PSG의 음바페 의존도를 낮추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강인의 공백 역시 벤제마의 이적설에 적잖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PSG는 지난여름 거금을 들여 랑달 콜로 무아니, 우스만 뎀벨레 등을 영입했지만 확실한 득점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동건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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