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만 열흘…초호화 웨딩에 들썩이는 동남아 부자 나라 브루나이

입력
2024.01.12 16:30
국왕 4남 마틴 왕자 열흘간 초호화 결혼식
영국 윌리엄 왕세자 등 정상급 인사 참석

동남아시아 산유국 브루나이가 초호화 결혼식으로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12일 보르네오불리틴 등에 따르면, 브루나이에서는 지난 7일부터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넷째 아들 압둘 마틴(32) 왕자의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다. 상대는 국왕 특별고문의 손녀이자 패션업체와 관광회사를 운영하는 아니샤 로스나 이사 칼레빅이다.

국왕의 열두 자녀 중 열 번째, 왕위 계승 서열 6위여서 다음 왕이 될 가능성이 낮은 왕자의 결혼식에 전 세계 이목이 쏠리는 것은 브루나이 왕실 결혼식의 호화로움 때문이다. 공식 결혼 행사만 열흘에 달한다. 오는 14일 예정된 피로연과 행진은 결혼식 백미로 꼽힌다. 피로연은 1,788개 방이 있는 세계 최대 궁전인 이스타나 누룰 이만 왕궁에서 열린다.

또 행사에는 영국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 세계 정상급 인사와 왕실 일원, 유명인이 대거 참석한다.

구체적인 결혼식 소요 비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2004년 9월 치러진 마틴 왕자의 형 알 무흐타디 빌라흐 볼키아 브루나이 왕세자의 결혼식에는 500만 달러(약 65억 원)가 들었는데, 당시 왕실은 “지금까지 어떤 행사보다 가장 검소한 행사”라고 자평했다.

마틴 왕자의 개인적 인기 역시 결혼식이 전 세계 관심을 끄는 데 한몫했다. 그는 많은 재산과 수려한 외모, 폴로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휩쓴 스포츠 실력 등으로 주목받아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250만 명에 달하는 등 연예인급 인기를 누린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그를 ‘아시아 최고의 신랑감’으로 꼽기도 했다. 현재는 브루나이 공군 소령으로 복무 중이다.

남태평양 보르네오섬 북쪽에 위치한 브루나이는 영토 면적이 57만7,000헥타르(㏊)로 경기도 절반 크기다. 인구 45만 명의 작은 나라지만, 앞바다에서 천연가스와 원유가 생산돼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6,000달러로 동남아시아에서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국왕 공식 재산만 300억 달러(약 39조5,000억 원)이고, 대학까지 무상교육은 물론 병원비 등 국민 생활의 모든 영역을 지원한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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