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 당시 입었던 와이셔츠가 병원의 의료 폐기물을 담는 쓰레기봉투에서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2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사건 수사 초기 경찰은 이 대표를 습격한 피의자 김모(67)씨가 흉기로 이 대표에게 어떻게 상해를 입혔는지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정적 증거인 이 대표 셔츠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이 대표가 응급처치를 받은 부산대병원에서 셔츠가 버려졌고, 경남 진주의 한 의료 폐기물 처리업체로 옮겨진 사실을 파악했다. 그러나 의료용 쓰레기는 감염 등의 우려로 함부로 가져갈 수 없어 업체 측은 난색을 표시했다. 이에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진복을 착용한 뒤 셔츠를 수거했다.
수거한 셔츠 칼라는 겉감에 길이 1.5㎝, 안감에 길이 1.2cm의 구멍과 핏자국 등 피습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다. 옷깃을 관통한 흉기는 이 대표 목에 길이 1.4㎝, 깊이 2㎝ 자상을 내고, 내경정맥 9㎜를 손상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흉기가 와이셔츠 옷깃이 아닌 목을 그대로 찔렀다면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씨는 2일 오전 10시 37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 전망대를 방문한 이 대표에게 지지자인 것처럼 접근해 목 부위를 흉기로 찌른 뒤 현장에서 체포됐다. 68명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차려 9일 간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10일 수사를 마무리하고, 김씨를 구속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