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년 만에 열린 한일재계회의에서 세계적 과제인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두 나라가 수소 사업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양국 재계 단체는 한미일 경제계 협력체 추진도 다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이름을 바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과 11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제30회 한일재계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양국 수소 사업 협력 주제 세션에 발표자로 나섰다.
마이크를 잡은 신 회장은 기술 강국인 데다 지리상 가까운 두 나라가 수소 관련 기술을 공유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점을 5분 넘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시설 공동 투자, 인프라 활용 협력, 해외 시장 공동 개발 등을 통해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취지다.
신 회장은 지난해 7월 게이단렌과 함께 일본 3대 경제단체 중 하나로 꼽히는 경제동우회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았을 때도 다리 역할을 했다. 롯데케미칼도 2022년 7월 일본 이토추상사, 같은 해 9월 일본 스미모토상사와 수소·암모니아 분야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각각 체결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경협과 게이단렌은 한미일 정상회의와 연계해 세 나라 경제계가 상호 협력할 방안을 찾는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개최를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또 한일 스타트업(신생기업)을 키우기 위해 상반기 도쿄에서 '한일 스타트업 협력 포럼'을 열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한국에서 열리는 한일 재계회의에서 양국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 방안을 찾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류진 한경협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신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 등 15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을 포함해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특별 고문, 야스나가 다쓰오 미쓰이물산 회장, 히가시하라 도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등 14명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