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129명, 이낙연 향해 "명분 없는 탈당 철회를"

입력
2024.01.11 12:00
"차라리 정계 은퇴" 격앙된 반응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재고를" 호소도

더불어민주당 의원 129명이 이낙연 전 대표 탈당을 만류하는 성명문을 11일 냈다. “차라리 정계 은퇴를 하라”는 요구 등 격앙된 반응도 터져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탈당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강득구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분 없는 창당으로 민주당을 분열의 길로 이끌어서는 안 된다"며 이 전 대표 탈당 의사 철회를 촉구했다. 전체 167명 민주당 의원 중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129명 의원들은 이 전 대표를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피습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민주당을 떠난다고 한다"며 "수많은 동지들이 만류했지만 끝내 신당을 창당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이 전 대표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 의원의 44%가 전과자"라고 발언한 뒤 뒤늦게 사과한 점을 꼬집으면서 "지금 민주당 의원들은 4년 전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국민께 당선시켜 달라 요청했던 사람들"이라며 "스스로를 부정하면서까지 당을 공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 전 대표를 향해 "탈당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정계 은퇴'까지 거론했다. 강득구 의원은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이 전 대표 탈당은) 동의도 안 되고 용납도 안 된다"며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호남 출신의 신정훈 의원도 이 전 대표를 향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선택을 받아 5선을 호남에서 했다"며 "정치인생 내내 수혜와 특혜를 다 받은 뒤 당에 엄청난 상처와 희생을 안기는 탈당을 결의하는 것은 (전임) 당대표로서 최소한의 책임도 없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외에도 총선기획단장인 조정식 사무총장도 이날 "지금은 윤 정부 무능과 폭주를 멈춰 세우기 위해 당이 단결하고 통합해야 할 엄중한 시기"라며 "국민이 원하는 건 분열과 갈등이 아니라 통합과 단결"이라고 이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친이낙연계 인사로 꼽히는 양기대 의원도 이날 별도의 성명을 내고 "아홉 개가 다르고 하나만 같아도 같이 할 수 있는 게 정치"라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그 순간까지 다시 한번 재고해 주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한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