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쟁 같은 정치 종식”, 여야 다짐과 정치변화 계기로

입력
2024.01.1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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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 피습 8일 만인 어제 퇴원했다. 상처 부위에 커다란 밴드는 붙였지만 큰 후유증은 없어 보여 다행이다. 이 대표는 퇴원 소감에서 “상대를 죽여 없애는 전쟁 같은 이 정치를 이제는 종식시켜야 한다”며 상호 존중과 상생의 정치를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길 소망했다. 자칫 생명까지 앗아갈 뻔한, 민주주의에 큰 상처를 낸 정치테러는 정치권과 언론, 국민에게 큰 교훈이 돼야 마땅한 일이다.

이 대표는 “우리 정치는 어느 날인가부터 절망을 잉태하는 죽임의 정치가 됐다”며 존중과 인정, 타협의 정치 복원을 강조했다. 본인부터 성찰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우리 정치의 문제와 폐단을 꿰뚫는 말이다. 상대당이나 정파, 진영을 라이벌이 아닌 적으로 대한 결과가 오늘의 극단적인 정치행태로 나타났고, 국민 인식에도 심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바다. 어제 있었던 경찰 수사결과 발표에서 범인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걸 막고, 특정 세력에게 공천을 줘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게 하려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참으로 어이없는 범행 동기다. 선거를 통한 평화적 정권교체는 정상적인 민주주의의 자연스러운 흐름일 뿐만 아니라 정치와 사회 전반의 발전을 자극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범인처럼 극단적 사고를 가진 맹목적 지지자가 한둘이 아니며, 그 책임이 이를 부추긴 정치권에 있다는 건 공지의 사실이다.

국민의힘도 이 대표 발언에 공감하면서 “비극마저 정치적 공세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비정한 정치는 멈춰야 한다”며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정치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이미 관성이 붙었고, 그로부터 이득을 얻는 세력이 적지 않은 정치토양에서 극단과 대결 양상이 말 한마디로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대화와 타협을 위한 상호존중의 정치개혁과 제도개선 논의에 나서길 바란다. 이번 정치테러를 그냥 흘려보낸다면 수십 년 동안 어렵게 가꿔온 민주주의의 위기는 정말 찾아오고 말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