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성호와 현근택 '징계 수위' 논의?… 이원욱 "사당화 증거"

입력
2024.01.10 10:02
9일 본회의장서 포착된 텔레그램 대화 논란
이원욱 "공당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 비판
홍익표 "의견 수렴 불과… 윤리감찰 조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징계 수위를 두고 정성호 민주당 의원과 나눈 대화가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탈당을 선언한 이원욱 의원은 "사당화의 증거를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반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견 수렴 과정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날 공개된 이 대표와 정 의원의 텔레그램 대화에 대해 "사당화의 증거를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당한 일"이라며 "당의 윤리 감찰 시스템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측근 의원과 당대표가 둘이서 증거에도 남을 문자 메시지로 후보자나 당원에 대한 징계 수위까지 논의된다는 건 공당으로서 있을 수가 없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전날 본회의장에서는 '친명계 좌장' 정 의원이 이 대표와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현근택 부원장이 지역 정치인 여성 비서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징계 수위를 놓고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눈 것이다. 정 의원은 '현근택은 어느 정도로 할까요'라는 이 대표의 질문에 "당직자격 정지는 돼야 하지 않을까. 공관위 컷오프 대상"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가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되묻자, 정 의원은 "그러면 엄중 경고. 큰 의미는 없습니다"라고 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이 같은 대화가 의견 수렴에 불과했다는 입장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중진 의원 한 분에게 의견을 물어본 것"이라며 "정 의원이 무슨 결정권을 가진 분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타진해보거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윤리감찰단이 빠른 시일 내 징계 수위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결국 징계 수위는 윤리감찰단에서 판단하고 최고위에서 결론을 낼 것"이라며 "가장 원칙적인 입장에서 판단해 결론을 신속하게 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텔레그램 대화를 통해 공개된 이 대표의 의중 등과 관련해 "윤리감찰단의 결과나 결론을 내는 데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돼서도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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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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