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정의선·정기선 현대家 3세들을 하나로 묶은 열쇳말은 '수소'였다

입력
2024.01.10 07:15
정의선 현대차 회장, CES 2024에서 HD현대 부스 찾아
2022년에도 사촌동생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격려


정의선 "수소 추진선 개발은 어떻게 되고 있어?"
정기선 "타깃을 2030년으로 보고 있어요. 그때 첫 배 띄우려고 합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시작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서 사촌동생 정기선 부회장이 이끄는 HD현대그룹 전시 부스를 찾아 힘을 보탰다. 특히 두 사람은 '수소'라는 공통 관심사를 열쇳말로 해서 사업 추진을 진지하게 대화했다.

정 회장은 마지막으로 CES 현장을 찾았던 2022년에도 가장 먼저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 부스를 찾아 각별한 우애를 보였다. 정의선 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정 명예회장의 동생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부회장과 사촌 사이다. 두 사람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손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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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 회장은 오전 10시 18분쯤 HD현대 전시장을 찾았다. 정 회장은 현대차와 2, 3개 전시관을 본 뒤 곧바로 HD현대를 찾았다. HD현대는 올해로 세 번째 CES에 나왔는데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미래 건설 기계 기술을 선보였다.

정 부회장은 정 회장이 방문하기 10분 전부터 전시장에 먼저 나와 사촌 형을 기다렸다. 현대차부스에서 HD현대 부스까지는 150m가량 떨어져 있다. 정 회장이 전시장에 들어서자 정 부회장은 입구까지 마중 나가 인사하고 정 회장을 반갑게 맞았다. 정 회장은 가죽점퍼에 면바지 차림이었고 정 부회장은 셔츠에 니트를 겹쳐 입고 청바지를 입은 캐주얼 복장이었다. 이어 두 사람은 전시장 곳곳을 둘러보며 담소를 나눴다. 정 부회장은 전시물을 하나씩 직접 설명했고, 정 회장은 궁금한 점을 물으며 관심 있게 전시물을 관람했다.



'수소에너지 가치사슬' 전시물 챙겨 본 사촌형제


특히 두 사람이 가장 관심 있게 살펴본 전시물은 수소에너지 가치사슬 관련 내용이었다. HD현대는 탄소중립 실현과 수소 에너지의 생산·공급·활용 등 전체 과정을 쉽게 설명해 주는 전시물을 설치했는데 정 회장은 2, 3분 동안 정 부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이를 챙겨봤다. 정 부회장의 설명에 정 회장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현했다. 앞서 8일(현지시간) 정 회장은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대차그룹의 비전 발표 기자 간담회에서 "수소사업은 (아무리 어려워도) 후대를 위해서 준비해 놓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수소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던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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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사장)는 이보다 한 시간 앞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현대차 그룹과 수소 에너지 밸류체인 협력에 관해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7분 가까이 HD현대 부스를 꼼꼼히 보고 정 부회장의 인사를 받으며 다른 부스를 둘러보기 위해 떠났다.

정 부회장은 다음 날인 10일(현지시간) 국내 최고경영자(CEO) 중 유일하게 CES 2024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이 자리에도 정 회장이 직접 찾아 정 부회장을 응원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 연설에서 더욱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기술을 활용하는 '기술 우선'(Tech-First) 전략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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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가 화석연료 체제에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기반 시스템 솔루션으로 탈바꿈하면서 건설 산업에 혁신을 일으키려 한다"며 "이를 통해 인류의 미래를 바꿔 나가려는 HD현대의 재생에너지 및 스마트 인프라 전환 전략을 정 부회장이 소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