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이 국내 첫 뇌사자 로봇 콩팥이식 수술에 이어 살아 있는 사람의 콩팥을 이식하는 ‘생체 로봇 콩팥이식 수술’에 잇따라 성공했다.
은평성모병원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신췌장이식팀은 지난해 하반기 2차례 뇌사자 로봇 콩팥이식 수술을 시행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40대 딸이 기증한 생체 로봇 콩팥이식 수술로 60대 엄마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만성콩팥병과 당뇨병으로 2020년 은평성모병원을 찾았던 환자는 지난해 초 혈액투석을 시작했다. 하지만 기증에 적극적으로 나선 딸의 콩팥을 로봇 수술로 이식받아 안정을 되찾았다.
이날 수술에서 이식팀은 6㎝ 크기의 하복부 최소 절개 창을 이용해 기증자의 콩팥을 환자의 복강 내로 넣고, 로봇 팔이 들어갈 수 있는 1㎝ 내외의 작은 구멍 4개를 통해 정교하게 혈관을 연결했다(吻合術).
이식 후 의료진의 적극적인 관리로 빠르게 회복한 환자는 수술 2주 만에 퇴원했다. 현재 정기적인 외래 추적 관찰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신췌장이식팀은 이번 생체 로봇 콩팥이식 수술에 앞서 지난해 7월 국내 처음으로 뇌사자 로봇 콩팥이식에 성공한 바 있다.
의료진은 당시 만성 사구체신염으로 9년간 투병 중이던 50대 여성에게 로봇 수술로 뇌사자 콩팥을 이식해 국내 의료 환경에서 뇌사자 기증 장기의 로봇 이식 술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후에도 뇌사자 공여 이식에서 최소 침습 수술을 활발히 적용해 지난해 11월 두 번째 뇌사자 로봇 콩팥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이번 생체 로봇 콩팥이식 수술로 뇌사자 장기 및 생체 장기를 아우르는 로봇 이식 시술 인프라를 확립한 것이다.
최범순 신장내과 교수는 “장기 이식은 수술 전 관리에서부터 일상생활 복귀 후 건강관리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협진이 필수적”이라면서 “원활한 소통을 바탕으로 환자 돌봄에 힘써준 의료진과 빠르게 건강을 회복해준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한 황정기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장(혈관이식외과 교수)은 “우리나라 장기이식 술기(術技)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고, 로봇 이식 수술 분야도 생체 공여자 이식에서 뇌사 공여자 이식으로 그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