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사건 공범, 조력자, 배후세력 있나?…경찰, 수사력 집중

입력
2024.01.0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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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모텔까지 태워준 차주 참고인 조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공범이나 조력자, 배후세력이 있는지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7일 부산경찰청 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이 대표 피습 사건 피의자 김모(67)씨를 범행 전날 차량으로 태워준 차주가 최근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다. 해당 차주는 피습 사건 전날인 지난 1일 오후 8시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의 한 모텔 근처까지 피의자 김씨를 태워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곳은 범행이 이뤄진 가덕도현장에서 10㎞가량 떨어져 있다. 모텔에서 하룻밤을 묵은 김씨는 다음 날인 지난 2일 택시를 타고 범행 장소인 가덕도 대항전망대로 가서 지지자를 가장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처음 만난 이 대표 지지자의 차를 타고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아산 출신인 김씨가 부산 지리를 잘 알지 못해 이 대표를 응원하러 온 다른 지지자의 차량을 얻어 탔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차주를 불러 조사를 마쳤지만 조사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차주는 참고인 조사 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공범이나 조력자, 배후세력 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1일 오전 일찍 충남 아산에서 고속철도(KTX)를 타고 부산역으로 와서 경남 봉하마을과 문재인 전 대통령 자택이 있는 양산 평산마을을 거쳐 울산역으로 이동한 뒤 다시 부산역으로 돌아와 오후 부산 가덕도로 이동했다. 이 같은 긴 동선은 자신의 차량이 없었던 김씨가 대중교통으로 소화하기는 어려운 일정이다. KTX 이용 구간 외에는 모두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일정이나 이동 과정에서 공범이나 조력자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김씨는 자신이 묵는 모텔까지 가는 데도 차량을 얻어 타고 가야 했다. 부산 지역에 별다른 연고가 없는 김씨가 밤늦은 시간에 사전 연락 없이 숙소까지 모르는 사람의 차량으로 이동했다는 주장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일 “김씨를 모텔까지 데려다준 차량의 운전자와 김씨와의 관계는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피의자 김씨의 당적 여부는 경찰 수사에서 공개되지 않을 개연성이 커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경찰청은 피의자 김씨의 당적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내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직후 현행범으로 체포된 김씨를 상대로 당적 보유 이력을 조사한 뒤 이를 확인했으나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4일 언론 브리핑에서 "최종 당적은 끝까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 당적은 기소 후 재판 과정에서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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